약 한 달 반 만에 내 글을 구독하는 분들이 22명에서 300명 이상으로 훌쩍 늘어났다. 지금까지 매일 한 편의 글을 썼던 노력이 이제야 점점 빛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스스로 뿌듯하고 대견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한편으론 또 다른 마음이 불쑥 생긴다. '오늘은 피곤한데 그냥 쓰지 말까'라는 게으름이 어디선가 빼꼼하고 고개를 내민다.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조회수가 높아질수록 이런 생각들까지 느는 건 왜일까. 오늘 글은 '성장과 게으름의 불편한 동행'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쓸 때만 해도, 귀찮다는 생각은 거의 없었다. 한 번만에 작가 신청이 등록되었고, 평소 하던 생각들을 정리해 쓴다는 게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그렇게 하루, 한 주, 한 달이 지나는 동안 구독자와 조회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게 보이자 더욱 신이 났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글을 썼다. 쓰고, 쓰고, 또 썼다.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글을 썼더니 어느새 쌓인 글들이 100편이 넘어가고 있었다.
많은 분들의 '좋아요'와 함께, 종종 글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며 신기했다. 물론 항상 좋은 내용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 공감하면서 읽었다는 글들이 많아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 작가 소개에도 언급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속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낸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글쓰기를 통해 진정 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부터, 매일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압박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상 속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을 매일 골라 쓴다는 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주제를 선정하는데만 몇 시간이 걸리자, 글을 쓸 시간 또한 부족해졌다. 그러면서 '꼭 매일 글을 써야만 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빠른 시간 내에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1일 1 글쓰기'라는 꾸준한 습관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성장을 이루고 나자, 귀찮음과 게으름이 전보다 늘어나기 시작했다. '해야 하는데, 하긴 싫은' 그런 딜레마를 겪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에 익숙해지거나,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할 때 이런 마음이 들곤 한다. 성장할수록,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마음 또한 늘어나는 것이다.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한 운동선수들 가운데서도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스스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 어쩌면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순간을 딛고 일어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힘든 순간 중 하나일 것이다.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계속해야 할 것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 그렇게 하다 보면 자신이 지금까지 이룬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