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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Aug 28. 2022

그들의 노래는 멋있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이성을 볼 때부터 시작해, 듣는 음악이라던가 자주 가는 음식점들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연습해서가 아닌, 본능적으로 '끌린다'가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자기 스타일이 아닌데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들도 분명 존재한다. 오늘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사람'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내가 작년부터 정말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 언젠가 한 번은 그 가수의 공연을 꼭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던 와중에, 마침 그 가수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 공연을 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예매를 했고 드디어 오늘, 공연을 보러 갔다.



오늘 공연엔 내가 좋아하는 가수 외에도 다른 2팀이 더 있었다. 솔직히 다른 2팀은 처음 들어보는 가수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이미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 공연 순서는 다른 2팀의 공연이 끝나면 마지막 공연에 그 가수가 등장하는 듯했다. 첫 번째 공연할 팀이 무대 세팅을 하는 와중에도, 빨리 마지막 순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드디어 첫 번째 팀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일반적인 밴드와 달리, 댄스팀이 있는 신기한 조합이었다. 눈과 귀, 모두 즐거운 무대였다. 첫 번째 곡이 끝나고 보컬 분이 지금 부른 노래와 함께, 밴드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마쳤다. 6곡에 앙코르까지 더해 7곡을 부르고 나서 첫 번째 공연은 끝이 났다. 두 번째 공연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에너지 넘치고 신나는 무대였다. 하지만 두 공연의 음악 모두 내가 평소 자주 듣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신기한 건, 내 취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두 팀의 공연이 꽤나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그분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자신들의 노래를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이, 무대를 보는 내게도 전해지는 듯했다. 연주자와 눈을 맞추며 웃는 모습, 격한 춤을 추면서도 웃으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댄스팀, 무아지경에 빠진 듯 악기를 연주하던 사람, 진지하게 노래하다가도 자신들의 팀을 보며 해맑게 웃던 보컬. 무대 위에 있던 그들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들도 자신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무대 위에 올랐다. 신기한 눈빛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수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과연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내가 누군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떨지 않고 저렇게 자신 있게 해낼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마지막에 등장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은 기대했던 대로 정말로 좋았다. 준비한 곡뿐만 아니라 앵콜곡까지 더해 꽤 많은 곡을 불렀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만족스러워했다. 내가 아는 곡들이 나오니 더욱 신나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공연이 끝나고도, 앞서 등장한 2팀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튜브에 두 팀을 검색했다. 생각보다 많은 영상들이 있었다. 오늘 들었던 곡의 제목을 떠올리며 영상 몇 개를 시청했다. 오늘 내가 들었던 라이브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보컬과 연주 실력이었다. 그제야 그들이 그렇게 자신 있게 무대를 할 수 있었던 것이 납득이 갔다.






자신의 취향이 아니더라도 멋진 사람들은 존재한다. 그들은 한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기회가 오면 그것을 유감없이 발휘하곤 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순간, 당신도 그들에게 호감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당신 또한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좋아하는 취향이 아님에도 긍정적으로 기억될만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은 그 사람이 그만큼 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 또한 그들과 같은 매력을 가진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분명 잘하는 것들이 없진 않지만, 그들만큼 자신의 분야에 몰두한 기억은 없었다. 그래서 늦은 시간이지만 의자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적어도 죽기 전엔 무언가에 정말 열심히 했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 흔적이 남는 곳이 '글'이기를 바라고 있다.



당신은 어떠한가. 타인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만한, 당신만의 무언가가 있는가. 당신을 별생각 없이 대하던 사람들조차 호감을 느끼게 만들 정도의 무언가 말이다. 없다고 한들 실망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라도 '당신만의 매력'을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누군가에게 각인될 수 있는 당신만의 매력을 가질 수 있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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