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치는 물가, 카드값, 매달 생활비. '다 오르는데 내 월급만 그대로네'. 종종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을 더 벌기 위한 무언가를 딱히 하진 않는다.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지도 않는다. 하루하루가 '노잼'이라고 느끼지만, 즐길만한 새로운 것을 찾아보지 않는다. 우리는 왜 생각에서 멈추는 것일까. 오늘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바로 오늘 있었던 일이다. 나는 토요일에도 출근을 하는데, 보통 12시엔 퇴근을 한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출근을 해서 일을 하던 중, 이번에 새로 뽑은 아르바이트생과 잠깐 대화를 나눴다. 이번 주말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거냐는 내 물음에, 그는 동생과 만나 시간을 보낼 거라고 답했다. 동생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냐고 묻자, 대학원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내게 물었다. "퇴근 후 글을 쓴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어떤 글을 쓰시나요?" 주로 에세이 형식의 글을 쓴다는 내 대답에 그는 나에 대한 칭찬과 함께, 사실 자신의 동생도 '웹툰 작가'를 꿈꾸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바로 전에 그의 동생이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고, 전공 또한 웹툰과는 전혀 관련 없었기에 의외의 대답에 놀랐지만 진심으로 동생의 꿈을 응원해 주었다.
동생의 꿈에 대한 응원을 받아서일까. 그도 조심스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 또한 자신의 꿈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나 또한 지금은 하고 싶은 일과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평생 글을 쓰기 위해' 매일 글을 쓰려한다고. 지금 당장은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꿈에 다가가지 못하더라도 계속 쫓다 보면 언젠간 그것에 다다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내가 그에게 했던 말은 응원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나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기도 했다.
요즘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과는 전혀 다른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 중 대다수는 꿈을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 조금의 행동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하는 중이야" 이 말에 의아했던 나는, 그들에게 되물었다. 하고 싶으면 약간의 시간이라도 투자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하루에 최소 1시간은 투자할 수 있지 않은가. 나도 매일 글쓰기에 2~3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사람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그들 대부분은 내 질문에 대해 비슷한 뉘앙스로 답했다. 자신의 꿈이 얼마나 이루기 힘든지, 그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불가능에 가까운지를 내게 설명해주었다. 그들은 '꿈을 이룰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집값이 많이 올라서, 퇴근 후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누군가를 알아가는 게 힘들어서 등 자신이 그것을 할 수 없는 이유를 현실적인 근거를 들어, 상대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말했다.
들어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말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만약 그들이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회사에서 요구하는 불합리한 일이라면, 나는 그들의 말에 동의했을 것이다. 내가 동의할 수 없는 건, 그들이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대상이 다름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원한다는 건,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과 같다. 그중에서도 '꿈', '이상'이라는 건 누군가 시켜서라기보단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간절하지 않더라도 어쨌든 자신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 아닌가.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원하면서도, 그것을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할 수 없다'라고 해보지도 않은 채 왜 단정 지어야 한단 말인가!
누군가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국가를 여행하는 게 꿈이야'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그 사람이 백만장자가 아닌 이상, 당연히 그 꿈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그 꿈을 '이룰 수 없다'라고 판단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가 복권에 당첨되어 큰돈을 받게 될 수도 있고, 우연히 자신이 몰랐던 재능을 발견해 그것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가능성도 있다. 내가 안타까운 건 타인이 자신의 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더라도 스스로는 그것이 이뤄질 거라 믿어야 할 판에, 스스로가 그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사실 그 사람은 생각만 그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 왜 이렇게 진지하게 굴어?"라고 되물을 수도 있다. 나는 그렇게 묻는 사람들에게 반문한다. "그럼 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행동을 할 수 있어?" 사람의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이 평소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 똑같이 좋지 않은 상황에 처했어도, 누군가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면에, 누군가는 자신이 처한 상황보다 훨씬 더 부정적으로 그것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평소 이미지 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정적인 상황에 놓이면 인간의 본성은 가감 없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못할 거라는 생각'을 멈춰라. 그게 타인이든, 당신이든 말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몇 년 동안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아보니, 의외로 결과의 유무는 중요하지 않았다. 정말 중요한 건 그런 생각을 갖고 살면, '과거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평소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살면, 매사에 최선을 다할 수 없다. 상처받기 싫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두려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러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괜찮은 삶을 사는 게 힘들어진다. 만약 결과가 괜찮으면, 딱 그 정도까지만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되는 습관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 비슷한 상황에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지난번엔 이 정도만 해도 괜찮았는데 이번엔 왜 이런 거야?'라고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남 탓을 하게 된다. 결과가 나빠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필요 이상 과대 해석해, 똑같이 자신 또는 남 탓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믿어야 한다. 당신을 향한 타인의 말을 걸러서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이 당신과 어떤 관계든, 알고 지낸 시간이 얼마나 되었든 말이다. 당신에게 매번 부정적인 말만 해대는 사람은 과감하게 걸러라. 조언을 하더라도 반만 들어라. 결국 당신의 삶에 대한 선택은 오로지 당신만이 책임져야 한다. "네가 정말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다 너 잘 되라고 말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사실 자신의 삶이 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기억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나는 나를 믿어'라고 남들에게 자랑하듯 말하라는 게 아니다. 진정으로 자신을 믿는 사람들은,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억지로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그런 사람들은 남들이 자신에게 하는 말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런 자신의 삶에 당당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무엇을 하든 '못한다'라고 생각하지 마라. 무언가를 하기 전 두려움이 느껴질 때,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라. '나는 못하는 것을 못한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