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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Nov 15. 2022

좋아하니까 질리더라도 할 수 있다


카페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 맛있는 식사, 평소 갖고 싶었던 옷 등등. 세상엔 우리가 갖고 싶어 하거나 즐기고 싶은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제각각의 가치를 가진다. 그 가치에 대한 대가로 우리는 돈을 지불한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일을 하게 된다.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크게 보면 2가지로 나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과,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이 주제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본 적이 있으리라. 오늘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최근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하던 도중, 이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 각자의 직업에 대해 소개를 하고 나서, 현재 자신의 일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말을 하다가 이 주제가 나온 것이다.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중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를 제외한 4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잘하는 일'을 선택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선택한 이유는 꽤나 다양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 일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잘하는 것을 본업으로 하고 좋아하는 것은 부업이나 취미로 하면 더 좋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좋아하는 것이 자신의 주된 일이 되면, 그것에 질리거나 싫어질까 봐 두렵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



나는 앞서 말한 의견과는 조금 다른 입장이었다. 자신이 무언가에 재능이 있지만 그것에 흥미가 없어 금방 포기하는 사람들 또한 여럿 봐왔다. 아무런 실력이 없어 보여도 좋아했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해서 잘하게 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가. '재능이 있으니 금방 실력이 느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그 분야에 타고났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것을 좋아해서 시도했기 때문'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한한 발전''좌절의 극복'이라는 2가지 키워드 때문이다. 먼저 '무한한 발전'에 대해 설명하자면, 자신이 흥미가 없는데 잘하는 것을 업으로 삼게 되면 일 외적으로 그것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즉,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낭비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재능을 활용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다른 방향으로 그것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출근 시간부터 퇴근하기 전까지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데에만 그 재능을 소모한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아까운가!



사람은 무언가에 흥미가 생기면 한 가지 방향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 하며 그것을 어떻게 하면 더욱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있고, 그것이 누군가에겐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부를 가져다주는 일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정한 분야에 대한 흥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꾸준한 도전으로 이어진다. 스스로가 "어디까지만 가능하다"라는 한계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말 그대로 '무한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면 기존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찾기도 하는 것이다.



영화 '어거스트러쉬'를 보면, 이 생각이 터무니없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한 소년이 기타라는 악기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연주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기타 줄을 튕겨서 소리를 낸다는 '일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기타 줄을 '손가락으로 친 뒤' 그 울림을 활용해 연주를 한다. 기타를 잘 치는 사람은 세상에 많지만, 그렇게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은 그 소년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두 번째 이유는, '좌절의 극복'이다. 삶이란 예상치 못하게 우리에게 크고 작은 시련을 건네주고 사라진다. 인간관계, 건강, 사랑, 경제적인 문제 등과 관련된 최소 하나 이상의 시련은, 또 다른 하나 이상의 요소와 연결되어 쉽게 그것이 해결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가족 중 누군가가 아파서(건강) 막대한 병원비 지출이 발생하고(경제적인 문제), 그것을 감당하기 위해 무리하던 중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사랑).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인간은 안정을 찾기 위해 본능적으로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것에 의존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행위를 통해 도파민이 생성되고, 그것으로 인해 잠시나마 현실에서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 직면했을 때,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보라. 과연 그 일이 손에 잡힐까? 아마 머릿속엔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지?'라는 의문만이 맴돌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 재능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효율적으로 일처리를 하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꼭 그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더라도 자신에겐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평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 적어도 일을 할 때만큼은 자신의 일에 몰입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힘든 상황들 때문에 일에 대한 집중도가 더욱 상승하다 보니, 실력이 급속도로 상승하게 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늘어난 실력으로 인해 예전엔 생각만 하던 것에 도전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현재의 부정적인 상황을 타파할 계기를 맞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곤 한다. "좋아하는 게 있지만, 막상 그게 일이 된다고 생각하면 질릴까 봐 두려워"라고. 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해주고 싶다. 그냥저냥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면, 질릴 수가 없다고 말이다.



당신의 이상형과 아주 많이 부합하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해보자. 당신은 그 사람과 썸의 단계를 거쳐 마침내 사귀게 되었다. 막상 연인이 되면,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질릴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루 종일 함께 있어도 헤어질 시간이 되면 너무나 아쉽고, 그(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올 것이다.



물론 '사람'과 '일'은 당연히 다르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게 아니다. 자신이 무언가에 대해 좋아하는 감정이 커질수록, 그것을 질려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글쓰기'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있고, 몇 개월 째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글을 쓰지만 질리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마다 항상 즐겁지만은 않고, 집중이 잘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일주일에 3편 이상의 글을 쓴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글을 쓰는 것이 좋고 행복하니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 사람들의 의견 또한 존중한다. 결국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추상적인 문제들에, 명확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현재 나에게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생긴 이후부터, 매일 똑같던 일상이 똑같지 않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당신에게도 당신조차 미처 몰랐던 정말 좋아하는 것이 분명 있으리라. 시간이 지나서 그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된 후, 당신 또한 지금 이 글에 공감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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