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현재 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똑같이 일을 하더라도 유난히 피곤한, 그런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집에 돌아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당장이라도 침대 위로 몸을 던지고 싶은 기분이 든다. 밀린 설거지와 버려야 할 쓰레기들, 빨래통에 가득 찬 옷들이 보이지만 머릿속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데 뭐' 하지만 정말 그럴까. 현재 우리가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들이, 단 몇 시간 만에 불가능으로 바뀐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된다면 당신은 해야 할 것들을 미룰 수 있겠는가? 오늘은 "해야 할 것을 미룰 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숨을 쉴 때마다 자신의 건강한 신체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호흡을 하지만, 그것에 대해 매번 의식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다 몸을 다쳐 거동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닥치면, '좀 더 조심할걸'이라며 후회하고 지난날 건강했던 과거를 그리워한 적이 누구나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20대 시절의 나는, 생각에 비해 실천력이 부족했고 게으른 성향이 다분한 사람이었다. 해야 할 것이 생기면 그것을 미룰 수 있는 데까지 미루다가, 잔소리를 들으면 "할 건데 왜 뭐라 그러냐"라는 식으로 오히려 성질을 내기도 했다.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기초체력이 부족해 무엇을 하든 뒷심이 약했고, 체력이 부족하니 정신력 또한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 낯가림이 심하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의 어색함을 견디지 못해서 인간관계의 폭이 매우 좁았으며, 집에만 있다 보니 똑같은 일상이 거의 매번 반복되곤 했다.
30대가 된 지금, 스스로 생각해봐도 변한 부분들이 많다고 느낀다. 기본적인 성향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반대되는 상황이 닥쳤을 때 과거에 비해 그것을 이겨내는 힘이 훨씬 늘었다. 해야 할 것을 '미루려고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바로 몸을 움직이려고 하며, 일주일에 적어도 이틀 이상은 운동을 하기 위해 시간을 내고 있다. 여전히 내향적이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이어나갈 때 큰 어려움은 없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마음에 드는 옷을 사는 등 일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당장 내일이라도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사연을 통해 접했기 때문이다. 숨을 쉬는 것, 앉았다 일어나는 것, 혼자서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한다는 것 등 별생각 없이 하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불가능해진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나도 많음을 알게 된 이후로,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미 비포 유'라는 영화를 보면 이런 사례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유한 집안, 훤칠한 키, 잘생긴 외모를 가진 한 남자가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키스를 하고 출근길에 나가는 그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하루아침에 평생을 휠체어에 앉은 채 살아가야만 하는 상태가 된다. 사랑하는 사람, 친구들, 평소 즐기던 취미 등 자신이 가진 대부분을 잃어버린 그는, 열등감과 분노로 가득 찬 인간으로 바뀌어버린다.
영화에선 워낙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전신마비임에도 불구하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았지만 현실이라면 어떨까. 감히 상상한다는 게 힘들 정도로 엄청난 절망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해야 할 것들이 눈앞에 있음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영화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니 '무언가를 미룬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되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타이밍이 중요한 것이 비단 사랑뿐이겠는가. 우리가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걸 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건, '바로 지금' 그것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체력, 돈,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등. 당신이 이 모든 것들을 언제까지고 가지고 있을 거란 것은 큰 착각이다.
할 수 있을 때 마음먹은 것을 해야 한다. 해도 후회를 하고, 하지 않아도 후회를 한다. 물론 최소한의 준비조차 갖춰놓지 않은 채, 무작정 하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상황과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고 신중히 판단한 뒤에, '해도 괜찮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어느 정도 든다면 해보는 것이 더 좋다.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신에게 주어진 기회는 조금씩 뒷걸음칠 것이다. 무언가를 하기 전 두려운 마음이 크다는 건, 그만큼 실패해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과 같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금도 무언가를 하기 전 망설이고 있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말이다. 정말로 용기 있는 사람은 겁이 아예 없는 사람이 아닌, 두려움을 간직한 채 앞으로 달려 나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 한 발 짝 걸어 나간 뒤에 뒤로 두 걸음을 물러설 때도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꼭 결과가 좋으리란 법은 없다. 두렵지만 스스로를 믿을 줄 알고 곁에 좋은 사람을 둘 줄 아는 안목과 실행력이 있다면, 언젠간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