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실수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사람마다 실수를 하는 빈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실수를 했을 때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자기 스스로를 심하게 자책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우리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 이런 말을 건네곤 한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뭐" 과연 이 말은 정말로 괜찮다는 것일까. 오늘은 "실수를 저지른 후 떠올리면 좋은 생각들"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누군가를 골탕먹이기 위해 일부러 행동하지 않는 이상, 일부러 실수를 하는 사람은 없다. 실수는 말 그대로 실수이다. 즉, 무언가를 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일을 그르쳤음을 뜻한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실수라는 행동에 대해 유독 사람들이 엄격하게 반응한다는 걸 느끼곤 한다. 앞서 말했듯 실수라는 의미 자체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라는 전제를 내포한다. 그런데도 실수를 한 사람에게 "왜 그랬어?"라는 질문을 내뱉곤 한다. 본인조차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유를 물어보면 뭐라고 답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어떤 장소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실수를 했는지에 따라 처벌의 경중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오늘 글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정말 사소한 것들조차 짚고 넘어가는 행동들'에 대해서이다.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실수에 대해 엄격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싶던 생각은, "난 그런 실수따윈 하지 않아"라는 것이었다. 실제로도 그들은 자신들이 타인에게 무언가를 지적하는만큼, 그 행위를 함에 있어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편이었다. 또한 그들 대부분 꼼꼼한 성향을 지니고 있었으며, 업무적인 부분에선 완벽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직장에서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잘 수행해냈다.하지만 그들이 업무 외에 사람으로서 괜찮았느냐고 내게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긴 힘든 부분이다. 내가 본 그들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날이 서 있는 듯했다. 또한 자신이 저지른 작은 실수 하나에도 과도할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되려 타인에게 지적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쿨하게 넘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일을 할 때 그들은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고,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것에 대입해 해결을 했다. 마치 수학 공식처럼 말이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보다 빠른 시간 내에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거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런 유형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자신만의 '일의 공식'을 당연하다는 듯이 다른 사람에게도 요구했다는 것이다. 본인의 기준이 잘못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그들의 업무적인 능력이 뛰어나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게 사실이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는 듯이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몇 십, 몇 백 번의 실수를 거쳐 익숙해진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밥을 먹는 것, 걷는 것, 뛰는 것 등을 태어나면서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넘어지고, 다치고, 때로는 좌절하고 울기도 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거쳐 체득한 것들이다.
나 또한 완벽하다기보단 허술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실수를 하면 그것을 지적하기보다,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곤 한다. 지난번에 얘기한 것들을 잊어버렸더라도 "내가 저번에 얘기했었잖아"와 같은 말들을 하기보단, 한 번 더 설명을 해주는 편이다. 굳이 그런 말을 하는 게 상대방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실수를 지적하는 사람 또한 실수를 저지른다. 물론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사실이,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무조건 용서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진 않는다. 여러 번 어떤 말을 듣고, 실제로 그것을 스스로 해봤음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실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지적하는 건 조금은 지나친 것이 아닐까라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물이 너무 맑아도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는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언가에 열정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멋지다고 생각한다. 매일 새벽에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일정 칼로리를 섭취한 뒤 독서나 기타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들. 그들이 대단한 사람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만약 당신에게 그러한 열정을 갖고 살아가길 강하게 원하며 지속적으로 그러한 어필을 한다면 어떨까? 한 달만 지나더라도 그들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전혀 다르게 바뀔지도 모른다.
결국 실수를 하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나 또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타인의 실수에 대해 때로 너그럽게 용서할 수 있는 태도이다. 삶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 좋지만, 매사에 완벽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오히려 내 경험상 조금은 힘을 뺀 채 해야 할 것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할뿐만 아니라 일, 인간관계, 자기관리 등 모든 면에서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을 보았다.
힘을 주는 것보다 힘을 빼는 게 어렵다. 매사 온 몸에 힘을 잔뜩 준 채로 살다보면, 언젠가는 제 풀에 지쳐 쓰러지는 순간이 온다. 비난받지 않기 위해, 보란듯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 살아간다해도, 결국 그런 상태로 평생을 산다는 건 불가능하다. 혹여나 실수할까 매일 모든 순간에 노심초사하며 살기보다, 실수를 통해 새롭게 배우는 게 있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은 어깨에 들어간 힘을 뺀 채 살아가는 것. 당신이 뺀 힘만큼, 그 사이 공간에 미처 몰랐던 일상 속 여유와 행복이 스며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