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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May 14. 2023

'이대로도 좋아'가 스스로 의심될 때, 하면 좋은 생각


삶을 살아갈 때 온전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나치게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채 꾹 참고 살아간다면 어떨까. 시기는 다르겠지만 언젠간 그러한 이유로 문제가 점점 커져 결국엔 터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타인이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든 "지금 이대로도 좋아"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어떨까. 오늘은 "살면서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변화와 안정. 커다랗게 보면 우리의 삶은 이 2가지로 이뤄져 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살기 위해 무언가를 먹어야 하고, 움직여야 했으며,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곤 했다. 그러면서 차츰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무언가에 안정을 느낄 정도로 익숙해지면, 또 다른 변화가 우리 앞에 찾아온다. 일상을 깨뜨리는 새로운 변화, 그에 대한 적응, 안정과 익숙, 또다시 새로운 변화. 사람마다 마주하는 변화는 다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시기까지는 이러한 변화와 안정이 쉴 새 없이 뒤바뀐다. 처음 겪어보는 무언가를 하면서 조금씩 적응해나가다 보면 또 다른 무언가가 발생한다. 때로는 자신이 그 일(또는 그 사람)에 적응을 했는지조차 모르는 사이, 새로운 변화가 마치 자신의 차례가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듯이 당신의 등을 콕콕 찌르곤 한다.



둘 중 무엇이 되었든 간에 어느 하나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면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안정기 없이 수많은 변화만을 겪게 되면 사람은 지칠 수밖에 없다. 휴식 없이 매일을 바쁘게 산다고 상상해 보라. 아무리 그 변화가 좋고 행복하더라도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 카페인 섭취, 잠깐의 휴식 등으로 안정을 대체할 순 있어도 그것들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않는다. 소위 '잠은 죽어서 자면 된다'라는 말이 있지만, 내일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자는 것과 '생을 마감하는 게' 같을 수는 없다.






반대로 변화가 없는 삶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어떨까. 언뜻 들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된 일상'과 '변화가 없는 일상'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이 2가지는 엄연히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가 없는 일상을 '안정되었다'라고 말하곤 한다. 물론 그들이 어떤 의미로 그렇게 말하는지 대략은 짐작이 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사람들 중 매일을 지루해하거나 심심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현재 자신이 큰 불만이 없고 안정감 있는 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그들이 업로드하는 SNS엔 공허함이 가득한 글귀가 가득하거나 애꿎은 프로필 사진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곤 한다. 이런 행동들을 과연 '안정감 있는 사람'의 행동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진정한 안정감'이라는 건 아예 변화가 없는 것과는 다르다. 큰 변화는 없지만 자발적으로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내고 거기에서 행복과 충만함을 느끼는 것.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모습이 진정한 안정감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흐르지 않으면 불순물이 쌓이고 악취가 나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안정되었다고 생각하는 것과, 진정으로 안정감 있는 삶을 사는 것은 다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정말로 안정감 있는 삶, 안정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매일이 즐겁고 새로운 기분이 들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허함, 불만족스러운 기분이 자주 든다면 진실로 안정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들 때, 많은 이들이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곤 한다. '요즘 너무 매일매일이 똑같은 건가' '이번 기회에 새로운 걸 찾아서 해볼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볼까' 하지만 이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잠깐 하다가 포기했을 것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에 대한 막연함과 막막함. 현재 누리고 있는 일상의 편안함을 새로운 것들로 대체했을 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함 때문에 "뭐, 지금도 썩 나쁘진 않으니까"라며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확실한 건 그런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현재 자신의 삶이 마냥 안정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당신의 삶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당신 또한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단순하기에 자신에게 필요 가치가 없는 것은 오래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만약 현재 당신이 일상이 지루하다는 생각을 꽤나 자주 하고 있다면, 그건 쓸데없는 생각이 아니라 '정말로 그것이 필요하다'는 걸 입증한다는 것이다.


 




혹시나 여기까지 읽었을 때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현재 내 상태로는 큰돈을 쓸 수는 없으니까..." 변화에는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설사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적지 않은 자금이 들어가고, 자신의 수중엔 그만한 자본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변화를 포기해야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또한 변화이다. 한 마디로 '변화를 위한 변화'인 것이다. 만약 그것이 번거롭고 싫다면, 본격적으로 그것을 하기 전 맛보기 또는 그것과 비슷한 무언가를 해볼 수도 있다.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변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들다기보다는, 변화를 하기 위한 과정을 견디는 것을 귀찮아하고 번거로워해서이다.



살이 쪄서 최근 몸이 자주 아픈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친구를 만나 이러한 고충을 얘기한다. "그럼 빨리 운동해야 하는 거 아니야?" 친구의 질문에 이 사람은 한숨을 푹 쉬며 말한다. "내가 그걸 모르겠어? 그런데 내가 살면서 운동을 해봤던 적이 있어야 말이지... 운동할 때 자세도, 방법도 모르니까 PT를 받아보려고 가격을 알아봤거니 얼만지 알아? 지금 내 형편으론 택도 없어. 그냥 더 아프지 않게 지금 상태라도 유지해야지 뭐..." 친구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벌리려다 다시 입을 다문다.



많은 이들이 일상 속 변화를 하려고 할 때도 최단기간에 최대한의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가장 쉬운 예가 '다이어트'이다.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다이어트의 가장 기본은 '먹는 것보다 더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운동을 배우지 않더라도, 관련된 학과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운동만 해도 수많은 종류가 있다.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쓰지 않아도 조깅이나 간단한 맨몸 운동 정도는 어디서든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왜일까? 변화의 좋은 부분은 어떻게 서든 갖고 싶지만, 힘든 과정은 어떻게서든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굳이 변할 필요가 있냐고, 지금 이대로도 행복하고 좋다고 말이다. 여전히 속으로는 그것을 갈망하지만, 그 과정을 견딜 자신이 없어서 대상 자체를 부정해 버리는 것이다. 배고픈 여우가 철조망 반대편에 있는 탐스런 포도를 보고 군침을 삼키지만, 그것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저 포도는 분명 너무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이대로도 정말 행복하고 좋은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라. 물론 현재 누릴 수 있는 좋은 부분들 또한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일상에 대한 회의감 또는 공허한 기분이 든다면, 당신이 애써 부정하려고 한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닥쳤음을 뜻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당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기분 좋은지를 떠올려보라.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졌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바로 행동으로 옮겨보라. "네가 말해주지 않아도 나도 알고 있지"라거나 "그건 나도 이미 생각해 봤지"라고 한들, 한 게 아무것도 없다면 상대가 당신이 그 생각을 해봤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결국 해보지 않으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보라. 그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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