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예전에 비해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시간을 맞추는 것조차 어렵다는 걸 느낀다. 그럼에도 각자 시간을 내서 만나게 된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정작 대화를 하다 보면 전과는 무언가 다르다는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함께 있음에 즐거우면서도 밤이 깊어갈수록 나만의 공간이 그리워진다는 생각이 조금씩 커져간다.
어느덧 모두의 얼굴에 피곤함이 서서히 드리워지며 말수가 점차 줄어들자, 한 명이 총대를 멘 듯 '이제 슬슬 집에 들어갈까?'라며 넌지시 말을 건넨다.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눈빛을 교환한 뒤,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난다. 캄캄한 밤하늘, 좀 전까지와 사뭇 다른 고요함 속에서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가.오늘은 "하루의 끝에서 그날을 돌아보며 드는 생각들"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지독히 외로워하면서도, 아무에게나 곁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최근 2~30대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비단 이런 모습들이 요즘에만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현저히 이런 태도로 사람을 대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엔 당신 또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아마 나와 당신 또한 이 틀 안에서 자유롭진 못할 테니까 말이다.
"출근하기 싫어" "하고 싶은 걸 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어" 많은 이들이 하루에 한 번쯤은 하는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매일 아침 부스스한 상태로 침대에서 일어나, 준비를 하고 회사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점심식사를 하고 잠깐의 여유시간에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오전의 피로함을 잠시 몰아낸 뒤 오후 업무를 준비한다. 날씨가 좋은 날엔 바깥에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아쉬움과 함께,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해야 할 것들을 시작한다.
퇴근을 하면 각자의 스케줄에 따라 제각기 다른 시간을 보낸다. 약속이 있는 날엔 약속장소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약속이 없으면 컨디션에 따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평소 즐기는 운동을 하며 체력관리를 하거나, 유독 피곤하거나 지친 날엔 바로 집으로 들어가 대충 옷을 벗어던진 뒤 침대 위로 몸을 던진다. '이렇게 퇴근시간을 보내면 너무 아쉬운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눈은 야속하게도 자꾸만 감긴다. 침대에 누운 채로 SNS를 들어가 보면 지인들의 일상들이 당신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좋은 곳에 놀러 가거나,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밝게 웃는 사람들의 모습들. 하루가 아쉬우면 아쉬울수록 자신도 모르게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걸 느끼며 괜한 질투심과 부러움에 SNS를 꺼버리는 것이다.
평범한 삶을 원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그들의 기준이 평범함에서 지나치게 높은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타인의 사랑을 통해 행복해지길 바라는 사람. 잘 나가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 욕심은 많지만 정작 그것을 하기 위한 행동은 하지 않은 채, 높은 이상만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 한두 번이야 그럴 수 있다 쳐도 이런 생각과 행동들이 반복될수록, 내일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낮아지게 된다.
오랜만에 부푼 열정을 갖고 무언가를 시도했다가 그것이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부푼 풍선이 입구를 열면 순식간에 바람이 빠지며 어디론가 날아가버리는 것처럼, 그 많던 열정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들곤 한다. '역시 난 안돼' '괜히 했어' '돈만 날렸네' 이런 비관적인 생각들과 함께 그것을 시도한 자신을 바보 취급하거나 좀 더 알아보지 못한 과거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아이러니한 점 중 하나는, 비관적으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해야 행복한 지 그 어떤 사람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아는 것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하루를 보냈다.
사람에 따라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행복을 느끼는 출발선'은 비슷할지 몰라도, '행복의 여운이 지속되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다. 많은 돈을 벌었을 때 모두가 행복을 느끼더라도 어떤 이는 그 행복의 지속이 길게 되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이 왜 그 돈을 벌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해 혼란스러워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더 큰 행복을 느끼고, 그러한 행복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를 찾는데 시간을 쏟을 필요가 있다.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갖고 싶은 물건을 살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와는 반대로 퇴근 시간의 여유를 즐기며 푹 쉬는 걸 행복이라 말하는 이도 존재한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보며, '그게 무슨 행복이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당신에게 그런 말을 뱉는 사람도, 또 다른 이에게 그런 말을 한 번쯤은 듣곤 했을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선, 상대와 어떤 관계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사람과 적당한 거리감과 함께 무관심 또한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당신의 하루를 스스로 돌이켜보았을 때, 걸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 이가 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선 '타인과 적당한 거리감'을 두는 것과 함께, '일상을 사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현재 보내고 있는 일상이 원하던 삶과 거리가 멀다고 해도, 그것을 비관하거나 실패했다고 자책하지 않는 태도 말이다. 비록 이상적으로 그리던 삶은 아닐지언정, 오늘 하루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웬만큼 해냈다면 스스로를 칭찬해 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어느 가수의 곡 제목처럼,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한 마디를 건네보라. 단순한 말이지만 그로 인해 당신이 어제보다 조금은 마음 편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