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무엇인가? 당신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당신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고 따라오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하는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자신에게 꽤 큰 잘못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야말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는가. 만약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늘 이 글은 당신에겐 그다지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끝까지 읽는다면 당신은 당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수긍하며 살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오늘은 "어떤 상황에서든 내 편을 들어주길 바란다는 것"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두 사람이 있다. '옥순'과 '상철'이다. 인기 방영 중인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이 둘은,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비치고 있었다. 나이는 많지만 아이 같은 순수한 매력으로 '옥순'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감이었던 '상철'. 처음엔 그에 대해 오해를 했지만 솔직한 대화로 오해를 풀며 마찬가지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옥순'. 나 또한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보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불과 며칠 사이에 이들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건 둘 사이가 멀어지는 과정 속에서 '상철'이 '옥순'을 좋아하고 있음에도 그녀의 편을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옥순'의 이미지는 점점 나빠지고 있는 반면, '상철'의 이미지는 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옥순'을 비롯한 다른 출연자들은 갈등 상황에 처해있었고, 그러한 결과에 자신의 언행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친 것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과는 했지만, 빈정거림에 가까운 말이었다. 물론 100% 그녀의 잘못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 상황에서 그녀가 한 행동은 괜찮다고 보기엔 힘든 것이었다. 영혼이라곤 전혀 찾을 수 없는 사과 한 마디를 툭 던지고 나서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상철'은 그런 '옥순'을 달래주기 위해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그에게 화가 나 있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이 벌어졌을 때, 그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분노한 상태였다. 그녀도 그에 대한 호감이 있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그가 자신의 의견을 인정해 주고, 그녀가 미워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자신과 같은 입장이길 바랐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는 그러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제삼자였기에, 각자의 입장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입장 또한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대신 그도 그녀에게 호감이 있었기에, 그는 그녀의 감정을 자신의 이성으로써 달래주려 했다. 불행히도 그러한 행동은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그와 더 가까워졌을 때 이런 상황들이 더욱 많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했고, 그에게 혼자 있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여전히 화가 나 있었고 그에 대한 마음을 전보다 정리한 반면, 그는 웃고 있었고 여전히 그녀에게 호감이 있다고 말했다.
아마 이 장면을 본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비난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말이다. 반대로 그런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도 화를 내기는커녕 되려 웃으며 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던 그를 대단하다며 칭찬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옥순'의 이기적인 면을 비난하는 사람들 중에서, 과연 스스로 그런 상황에서 옥순처럼 행동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라고 말이다. 자신이 '옥순'과 비슷한 입장이었을 때, '상철'과 같은 포지션에 있던 사람과 이성적인 대화를 했던 사람들이 그들 중 얼마나 존재할까.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하며 느낀 건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힘듦은 부풀려서 말하는 반면,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서는 '견딜만하다'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조차 하지 못했던 이상적인 행동을, 타인에겐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듯이 요구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만큼은 온전히 내 편을 들어주길 바란다. 비록 내가 잘못한 일이더라도, 사랑으로 나를 보듬어주고 이해하주길 원한다. 어찌 보면 '옥순'도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원하고 바라는 사랑을 '상철'에게 원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옥순은 그렇게 해선 안 됐고, 자신은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사랑받고 싶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편을 들어주길 바랄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내리는 사랑의 정의란 모두 다르니까. 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사랑의 정의를 갖고 있는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는,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다름없지 않겠는가.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사랑에 대한 대화를 했을 때 '옥순'과 비슷한 사랑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을 정말로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현재 그녀를 욕하는 숱한 사람들 중,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녀처럼 행동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내가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건 그녀의 편을 들어주고 싶다기보다는, 적어도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사랑 앞에 이성적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고 이해받길 원한다. 나도, 당신도 말이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건 "자신이 믿고 있는 사랑의 재정립"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잘못했음에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길 바라는 그녀를 비난했다. 그렇다면 그러한 사랑을 바란다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라는 생각도 해봄직하지 않겠는가? 앞서 말했듯 우리는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행동을 이해받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그러한 행동에 충실했던 그녀를,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비난했다. 그 말인즉슨, "내가 잘못한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넌 날 이해해 줘"라는 생각을 강하게 믿는 건 썩 좋지 않을지도 모름을 입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를 비난한 사람들 또한 누군가에겐, 그들이 그토록 비난하던 '옥순'처럼 비치고 있었을 테니까.
사랑하는 사람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상철'을 보며 우리는 편을 들지 않았지만 여전히 상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나 또는 당신이 당사자라면 화는 좀 나겠지만 말이다.
나 또한 '상철'과 비슷한 입장이기에 그의 편에서 말을 하자면, 그는 그녀의 편에 서지 않은 게 아니다. 그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별로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게 싫었던 것뿐이다. 반대의 입장에서 그 또한 자신이 그렇게 변해갈 때, 상대가 자신에게 그와 같은 행동을 해주길 바랐을 것이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때로는 아주 멍청한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잡아줄 수 있는 건,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편을 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편을 들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편을 들지 않는다'는 걸 사랑이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의 곁에 머문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안정감 있고 충만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