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로또 1등이 된다면'이라는 꿈을 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억 단위의 돈이 수중에 들어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것은 사람마다 가진 성향과,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라면 집을 사고 싶을 수도 있고,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이 있는 대학생이라면 빚을 갚는데 쓸 수도 있다. 연차가 쌓인 직장인이라면 아예 퇴사를 하고 '파이어족'으로 살고 싶단 생각이 먼저 들지도 모른다. 돈을 어디에 쓸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공통점은 같다. 사람은 각자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항상 무언가를 소비한다.
나는 퇴근 후 적어도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라는 시간을 글쓰기에 소비한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주제를 정한 후에도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고민한다. 글을 쓰면서도 표현을 수정하고 다 쓴 후엔 맞춤법 수정과 함께 어색한 표현이나 문맥을 고친다. 당장 글을 쓴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보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돈이 생기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나는 왜 글을 쓰는 것일까?
우리는 일상 속에서 흔히 이런 류의 표현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커피가 정말 마시고 싶어"라거나 "요즘 외로워서 연애하고 싶어"라는 말들 말이다. 요즘같이 날씨가 따뜻한 날이면 점심을 먹고 난 후 노곤함이 급격히 밀려오는데, 이럴 때 간절히 생각나는 게 바로 커피다. 하지만 똑같이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도, 말속에 숨겨진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밀려드는 졸음에 저항하기 위해 커피가 필요한 사람도 있을 테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커피 한 잔의 여유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힘든 상황에 처해 기댈 곳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성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면 만족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막상 원하는 것을 얻은 후에도 공허함이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것은 자신에게 정작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지 않은 채, 행위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공통점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갖게 된다면 전보다 덜 불안해질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단기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고민 없이, 눈앞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만 급급하다면 언젠가는 큰 화를 입게 된다.
인간이 가진 감정 중 가장 신비로운 감정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행복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지닌 감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과정을 통해 전보다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한다. 많은 사람들은 진실된 사랑을 꿈꾸고 원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왜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연애를 많이 할수록 연애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어떤 것이든 경험이 늘어날수록 익숙해지니까. 하지만 익숙해지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에 있어서 익숙함과 잘한다는 건 특히 차이가 심하다.
사랑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학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학문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은 사랑을 해오고 있지만, 누구 하나 사랑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정의하지 못했다. 영어든, 수학이든 어떤 과목을 더 많이 알기 위해 우리는 공부를 한다. 학습지에 적힌 연습문제를 풀고 답을 확인한 뒤 이해가 될 때까지 문제를 푼다. 그렇게 한 파트가 온전히 이해가 되면 좀 더 어려운 다음 파트를 공부한다. 그렇게 우리는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을 익혀왔다. 연애 횟수가 잦다고 사랑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하는 건, 여러 출판사의 학습지 맨 앞부분만 반복해서 푼 것과 비슷하다.사칙연산을 잘한다고 해서 수학을 잘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하기에 바쁘기 마련이다.
예시를 사랑으로 들었지만 모든 면에서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갈구하는지, 깊은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내가 왜 이것을 하고 싶은지, 이 행위를 통해 자신이 뭘 이루고 싶은 것인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잠에서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싶은지, 아니면 카페에 가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지 말이다. 정말로 중요한 건 '커피를 마시고 싶다'가 아닌, '왜 커피를 마시고 싶은지'인 것이다. 쓰레기 같은 연애가 반복된다면 '왜 쓰레기 같은 연애를 할까'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쓰레기 같은 사람들만 내 곁에 꼬이는 것인지, 사람을 보는 내 눈이 쓰레기인지 말이다.
내가 퇴근 후 글을 쓰는 건 '글쓰기가 좋아서'라는 표면적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 안엔 궁극적인 이유가 하나 더 존재한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면서 수익을 창출해,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결국 퇴근 후 금쪽같은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하는 건, 추후 더 많은 자유시간을 얻기 위함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지금 당신이 가장 원하는 행위 뒤엔 어떤 목적이 숨겨져 있는지, 더 나아가 그 목적이 정말로 당신이 원하는 것인지 말이다.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왜 'OO'을 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