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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Mar 14. 2024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해야, 좋아하죠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은 할 만큼 했는데 상대가 그것을 몰라준다고 하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저 자신이 하는 노력'에만 초점을 맞춘 채 행동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누구를 만나도 불만족스럽고, 어디를 가든 유독 그 사람들 주변에만 좋지 않은 일들이 자주 일어났다. 맞춰가고 싶고, 대화를 하고 싶은데 다들 입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그것을 상대방의 문제라고만 말할 수 있는 걸까.






살면서 모든 사람에게 맞춰야 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그렇게 할 수도 없을뿐더러, 만약 애써 맞춰준다고 해도 문제는 더욱 커질 뿐이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 보니, 모두를 맞추기 위해선 '양치기 소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똑같은 현상도 누군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또 다른 이는 그것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모두에게 맞춘다는 건 자신이 뱉은 말과 정반대되는 말을 어디선가 해야 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얼마나 실없어 보이겠는가!



누구나 인생에 영향을 준 큼직한 사건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로 인해 사람은 각자만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그것을 믿으며 살아간다. 믿는 것이 비슷한 사람들과는 좀 더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된다. 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편하기' 때문이다. 공통점이 많을수록 대화를 꺼내기도, 그것을 유지하기도 매우 수월하다. 굳이 상대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으며 비슷한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



아예 자신과 다른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편한 대화'가 왜 관계에서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뚝뚝 끊기는 대화. 무표정한 얼굴. 하품을 애써 참는 표정. 눈을 마주치지 않고 건성으로 대답만 하는 모습. 여기까지는 그나마 양반이다. 왜 그런 걸 묻냐며 화를 내거나, 재미없다며 대놓고 면박을 주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상대가 말하는 도중, 말을 불쑥 끊고는 그것과 반대되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흥미로운 건 누가 봐도 기분 나쁠만한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면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남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런 유형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물론 그들 또한 노력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뿐이지만.



그들은 자주 남 탓을 일삼는다. 자신의 약한 부분은 꽁꽁 숨기면서, 타인의 약한 부분은 대놓고 찔러댄다. 자신의 행동은 어디까지나 '장난'이자 '친해지고 싶어서'이고, 타인이 자신의 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건 '실례'이자 '무례한 행동'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화가 나면 제멋대로 감정을 풀어놓고서는, 뒤돌아서면 상대가 자신을 미워하진 않을까 걱정을 한다. 한동안 얌전하게 행동하다 '이쯤 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들면 서서히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인간관계에서 그러한 유형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자신의 기준으로만 상대를 대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주고 싶은 걸 주고, 자신이 사랑하는 방식으로 사랑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알디시피 모두가 그것을 사랑이라 느끼진 못한다. 그럴 때 그들은 엄청난 서운함과 분노를 느낀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얼마나 노력했는데'라며, 자신의 사랑을 몰라준 남들을 비난한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실컷 영어로 말한 뒤, 알아듣지 못한다며 화를 내는 건 누구의 잘못인가.






관계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의 방향이 오로지 자신에게만 맞춰진 것을, 어떻게 열심히 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는가! 비록 상대의 의견이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수긍을 해주며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과, 무시하는 어투로 자기 할 말만 하는 건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상대가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해야, 상대도 나를 좋아하는 것이다. 사랑받고 싶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진 공통점은 '제멋대로 일을 벌여놓고 뒤늦게 상대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저 사람은 뭘 좋아할까?'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게 아니라, 실수는 저질러놓고 '저 사람이 날 싫어하진 않을까?'라는 눈치를 본다. 이런 행동이 반복될수록 누가 그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겠는가! 기억하라. 상대가 당신과 거리를 두는 이유는 '당신이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저 당신이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란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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