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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un 09. 2024

'살고만 있는 사람', 그리고 '살아가는 사람'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어떤 일을 하건 살 순 있다고. 다만 그는 뒤이어 이렇게 말했다. 그 대신 살아가는 것 외에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먹고 자는 것 외에 친구들을 만나거나, 여행을 가거나,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 즐기는 것들을 포기하며 사는 삶. 그는 자신을 '살고 있다'가 아닌, '살아는 진다'고 표현했다.






삶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삶을 지옥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예전엔 그러한 차이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는지에서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물론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자신의 삶에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누릴 수 있는  많은데도 일상에 불만을 가지거나 자신의 삶이 별로라 말하는 이들도 꽤 많았으며, 가진 건 별로 없어 보이지만 누구보다 행복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행하다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부러워하며 살고 있는 듯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 독립한 이들을 부러워했고, 독립을 하면 자신의 집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솔로일 땐 연애를 하는 친구를 부러워하고, 누군가를 만나면 결혼한 이들을 부러워하는 식이었다.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 싶어 하는 건 인간의 당연한 심리이다. 그러나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들에 대해 뿌듯해하거나 감사해하는 시간을 충분히 만끽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이유가 무엇인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지만, 정작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고 하면서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를 스스로 당연하게 여기거나, 남들과 비교해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동들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더 많이 가진다고 해서 잘 살고 있다고 볼 순 없다. 엄청난 재산을 쌓아두고도 한겨울에 보일러를 틀지 않고 이불을 꽁꽁 싸맨 채 덜덜 떨며 추운 날씨를 버티는 사람도 있었다. 그것이 대체 무슨 소용인가? 반대로 모아둔 돈도 없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당장은 편하게 쉬는 모습이 부러울 순 있어도, 세월이 흐를수록 그러한 사람들은 서서히 잊히기 마련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 되었든, 그것에서 오는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정말로 몸담고 있는 직장이 별로거나, 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만나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전과는 다른 행동을 취해보는 것도 좋다. 부서를 옮기거나, 이직 준비를 하거나, 상대와 진지한 대화를 해보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불평하는 시간만 길어진다면, 결국 그건 사는 게 아니라 '살고만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남의 탓이 아니다. 본인이 내린 선택의 결과일 뿐인 것이다.



머리가 복잡할 땐 단순하게 생각하는 걸 추천한다. "왜 나는 이럴까" "왜 나는 힘들까"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데 왜 나만"이라는 생각은 잠시 내려두고, 지금 현재에만 집중해 보는 것이다. 맛있는 걸 먹거나 산책을 하면서 기분 전환을 하고 난 후,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고민해 보라.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내리는 결정은 보통 극단적이며, 그러한 결정은 내린 후 대부분 후회를 동반한다. 자꾸만 엎질러진 물을 힘겹게 주워 담으려 들지 말고, 한결 기분 좋은 상태에서 후회가 덜 남을 결정을 내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살아는 지는 것과 살아가는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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