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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Sep 06. 2024

2년 간의 글쓰기, 그리고 첫 출간


오늘 오전, 일을 하던 중 문자 한 통이 왔다. 미리 보기로 본 내용은 짧지만 강력했다. "책이 나와서 계약서 상 주소지로 송부해 드렸습니다" 드디어 내 책이 나오는구나. 가장 먼저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이었다.





첫 시작


2023년 12월, 그것도 해가 바뀌기 이틀 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스마트폰에 새로운 메일이 왔다는 알림이 보였다. 항상 오는 스팸이겠거니 하고 별생각 없이 메일을 확인했다. 브런치스토리에 쓴 글을 보고 한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한 것이었다.



전부터 간간이 출간 제의가 오긴 했었다. 다만 자비를 들여서 출간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꼭 따라왔다. 책을 내고 싶긴 했지만, 내 돈을 들여서까지 책을 내고 싶진 않았다. '이번에도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좀 더 자세히 내용을 살펴보았다. 무언가 좀 달랐다. '자비'라는 단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인생 첫 출간을 향한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출간 과정


어렵다고 보기엔 나름 수월했고, 그렇다고 편했다고 말하기엔 순탄치 않았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인데, 하나는 "개인적인 사정"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좋은 편집자"였다.



개인적인 사정부터 말하자면, 출간 제의를 받은 후부터 정말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만나고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기로 했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하게 되었다. 글로 쓰니 이렇게 짧게 끝나지만 결혼 준비와 이직을 병행하면서 출간을 함께 하는 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처음부터 '이 책을 정말 잘 쓰고 싶다'라는 마음보단 '첫 출간'에 더 큰 의미를 두기로 했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주어진 기한보다 적게는 1주일, 많게는 2주 정도 빨리 수정한 원고를 넘겼다. 어쩌면 그런 행동들 덕분에 출판사에서도 나라는 사람을 좀 더 좋게 봐줘서 별문제 없이 책이 나왔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내게 출간을 제의한 동시에 책 출간을 담당하셨던 편집자 분이 정말로 좋은 분이셨다는 것도 큰 행운이었다. 내가 지방에 거주하다 보니 전체적인 출간 과정이나 일정에 대해 만나서 얘기를 하지 못하고 통화로 대체했는데, 거의 1시간 정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이뿐만 아니라 메일을 주고받으면서도 내가 궁금해할 만한 부분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신 덕분에, 출간에 맘 졸일 필요 없이 해야 할 일들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편집자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다.






출간 이후 & 책을 내고 싶은 분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을 때 모두가 축하해 주었다. 이미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했다는 분들도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했다. 아무리 친해도 어찌 보면 남이 아닌가. 힘들 때 위로해 주는 것보다 기쁠 때 축하해 주는 게 더 어렵다는 말처럼, 본인도 힘들고 바쁠 텐데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 또한 기쁜 동시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내 책을 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편이기도 했고, 이제 처음 책을 내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내가 뭐라고 전해드릴 말은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당신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면 '꾸준히 쓰셔라'라고 전하고 싶다.



무언가를 하는 건 쉽다. 하지만 그걸 꾸준히 하는 건 어렵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면, 결국 책을 내지 못할 확률이 높다. 내가 2년 동안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글을 쓰지 않았다면, 결혼 준비와 이직을 하면서 출간을 병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빛나는 성과를 얻고 싶다면 재미없고 지루한 과정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첫 책이 나오지만 이것과 별개로 나는 계속 글을 쓸 것이다. 2년이라는 시간이 쌓여 책이 나온 것처럼, 앞으로 누적된 글쓰기들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하기도 하다. 일단 하기로 했다면 꾸준히 하셔라. 느리지만 가장 확실하게 앞으로 당신을 나아가게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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