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말하지 않고 알아주길 바라는 사람

by Quat


정말로 나를 잘 알아주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우리는 종종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 내 상태가 어떤지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사람을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 설령 있다고 해도 그런 사람을 곁에 두어도 괜찮은 걸까? 오늘 말해볼, 마지막으로 손절해야 할 유형은 "말하지 않으면서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사람"이다.






관계를 이어 나가보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정도 말했으면(또는 이 정도 만났으면) 이제는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물론 이런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하면 관계에 점차 금이 가게 된다.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관심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에겐 부담스러운 행동이다. 관심은 요구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좋아하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다. 좋아한다고 해도 상황이나 성향에 따라 내가 원하는 정도의 관심을 나에게 갖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선택이며, 원하는 만큼 관심을 갖지 않더라도 거기서 오는 좋은 점들도 분명 존재한다.






말하지 않고 마음을 알아주는 건 수십 년 동안 같이 산 가족들조차 할 수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아주 어려운 행동이다. 그런 어려운 일을 피가 섞인 것도 아닌, 타인에게 바란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에 가깝다.



설령 몇 번 말을 했다고 해도 그것을 상대가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욕심이다. 다시 말하지만 관심과 사랑이란 건 요구한다고 해서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상대가 노력한다고 해도 부족한 부분이 당연히 생기기 마련이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불안하고 의심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원하는 걸 말을 할 때 '어떻게' 말하는지도 중요하다. 간혹 "분명히 말했는데 상대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상대에게 어떻게 말했는지 자세히 들어보면, 원하는 바를 똑바로 말하지 않는 경우들도 많았다. 그런 부분을 그들에게 말하면 "이렇게 말해도 알아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식으로 답하기도 한다. 바라는 것, 서운한 것도 많은 데다 그걸 자신에게 편한 방식으로만 전달하려 들면 상대의 입장에선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상대는 내가 아니며, 나도 상대가 될 수 없다. 상대가 요구하는 것을 당연히 나도 모두 들어줄 수 없는 것처럼,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편하다. 보통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편이다. 회사, 친구, 연인 사이에서 말하지 않고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거나, 몇 번 말한 것을 갖고 '왜 기억을 못 하냐' '넌 내게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딴죽을 걸곤 한다.



제대로 말하지도 않고서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가 들어주길 바란다는 건, 그 어떤 이유를 갖다 붙여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과거에 받았던 상처, 타고난 성향, 상대에 대한 높은 기대치,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 등등 어떤 이유라고 해도 말이다. 자신에게 중요한 관계일수록 대화로 풀어가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그것이 잘 되지 않으면 당신이 얼마나 많은 부를 갖고 있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 왔든 간에 똑같은 문제로 계속해서 고통받을 것이다.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 말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말은 해봐야 한다. 어쩌면 당신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임에도 자꾸만 거절당한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갈지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전부를 갖출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부족한 부분은 있다. 나도, 당신도 말이다. 상대에게 잘못을 묻거나 책임을 떠넘기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내가 가진 것으로 채워주려는 마음이야말로 정말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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