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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May 24. 2022

대화의 공백조차 즐길 수 있는 사람


당신은 침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친한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도 서로 할 말을 하고 나서 종종 갑작스러운 침묵의 순간이 있다. 지금까지 쭉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대화를 하다가 정적이 흐를 때 사람마다 다르게 행동하는 걸 보았다.



누군가는 화장실을 가거나 휴대폰에 연락이 왔는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누군가는 편안하게 앉은 상태로 멍을 때리거나, 좀 전에 했던 대화 내용을 떠올렸다고도 말했다. 어떤 사람은 '이번엔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할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기도 한다.






성향에 따라 대화가 끊기는 걸 참지 못하는 사람도, 침묵을 잠깐의 휴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정말 편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땐 굳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다는 것이다.



당신은 대화가 끊기는 것에 대해 별생각 없지만 상대방은 그런 상황을 다소 불편하게 느낀다고 가정해보자. 당신과 그 사람이 만나게 되면 당신에 비해 상대방이 더 대화를 이끌어가려고, 말을 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런 상대방의 모습을 본 당신도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평소와 다르게 뭐라도 말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받는 것이다.






편한 사람이란 함께 있는 동안신경 쓸 게 많지 않은 사람들이다. 내가 상대에게 맞춰준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더라도 즐겁고 재미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비슷한 성향이나 취미를 가진 사람을 찾게 된다.



반대로 불편한 사람들은 함께 있는 동안신경 써야 할 게 많은 사람들이다. 가치관, 습관, 성향, 관심사 등이 다르면 다를수록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하든 5분을 넘어가기 힘들다. 누군가와 얘기를 할 때 그 사람과 대화가 자주 끊긴다거나, 침묵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자신과 그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점이 많다고 해서 꼭 불편한 관계라고 보긴 힘들다. 타인에게 불편함을 유발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이들은 자신의 책임이 없다는 듯 행동하거나 남의 탓으로 돌린다.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적하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과 누가 친해질 수 있겠는가?






잘 맞는 사람과의 대화가 즐거운 이유는 편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관심 있는 주제들이 비슷하며, 각자가 내는 의견 또한 흥미롭게 느껴진다. 대화가 끊어져도 그 공백을 불편해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즐긴다. 사소할 수 있는 것들이 거슬리지 않는 관계야말로 잘 맞는 관계라 할 수 있다. 당신의 주변엔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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