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uat May 25. 2022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인가


요즘 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의 내용을 요점만 정리해서 알려주는 유튜브다. 최근 업로드된 영상부터 예전에 올라온 영상까지 보고 있던 중, 흥미로운 제목의 영상이 하나 있었다. 바로 '책을 읽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이었다. 책을 소개해주는 유튜브에서 책을 읽지 말라니? 대체 이 영상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호기심이 동했다.





영상을 만든 유튜버는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엔 인생에 도움을 주는 좋은 책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책들도 많다고. 살인자의 행동에서 배울 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살인자가 결코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책들 중에서 오히려 읽는 것보다 읽지 않는 게 더 나은 책들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해당 유튜버는 편견에 가득 찬 대중서나,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이는 책이 피해야 할 책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런 책들을 피해야 할 이유로, 책을 읽기 위해 들여야 할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이 책을 읽음으로써 받을 영향 등을 들었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오히려 책을 적게 읽은 사람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내겐 흥미로운 의견이었다. 또한 책을 많이 읽을수록 오히려 좋지 않다는 의견을 낸 사람들 중, 한 달에 21권 이상의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다는 건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독서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영상을 보고 나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평소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거가 충분했는지도 떠올려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글을 쓰는 게 내가 목표로 한 궁극적인 글쓰기였는데, 글을 읽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면 과연 내 글은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내가 쓴 글 또한 읽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진 않았을까?



말이나 행동에 진심이 담겨 있음은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담은 진심이 상대에게 제대로 전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또한 진심을 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결국 '공감된다'라는 건 '납득'이 선행되어야 가능한 것이니까 말이다. 자신이 겪은 희귀한 경험을 마치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것처럼 적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글일 것이다. 나는 좋은 사람인 걸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좋은 글을 쓰고 있는 걸까,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 걸까. 확신할 순 없지만 좋은 글을 적기 위해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화의 공백조차 즐길 수 있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