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글 쓰는 삶은 마냥 행복할까?

by Quat


우리 부부는 퇴근 후 글을 쓰며 살고 있다. 햇수로 따지자면 나는 3년, 아내는 약 8년 정도이다. 일 외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산다는 건 어찌 보면 부러울 수도 있다. 물론 좋은 것들도 많지만 매일이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하긴 어렵기도 하다. 더군다나 결혼 후엔 전과 마찬가지로 퇴근 후 하고 싶은 것을 하더라도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다. 오늘은 "결혼하고 나서 퇴근 후 글을 쓰는 삶의 장단점"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볼까 한다.






먼저 단점부터 말해보자면 첫 번째는 '체력 부족'이다. 결혼을 하고 나면 해야 할 것들이 많다. 매 끼니를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 설거지, 옷 세탁, 화장실 청소 등등 크고 작은 것들이 매일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할 것'들이 생겨나는 와중에 '하고 싶은 것'까지 하려면, 당연히 힘에 부칠 때도 많아진다. 우리 부부의 경우엔 결혼식 전날 신혼집에 들어갔었기 때문에,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사서 갖추는데만 한 달 정도가 걸렸다.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택배박스를 뜯고, 내용물을 설치하고, 뒷정리를 하다 보니 글쓰기에 투자할 에너지가 거의 없었다. 그 와중에도 어찌어찌 글을 쓰긴 했지만 그때 깨달았다. 결혼하고 나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라는 걸.



두 번째는 '자체 스트레스 유발'이다. 해야 할 것 외에 하고 싶은 것을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때로는 이 사실이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 만들 때가 있다. '이렇게 한다고 뭐가 달라지긴 하는 걸까!'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은 첫 번째 단점과 합쳐져서 더 큰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힘들고 피곤할수록 자신에 대한 의심은 강해지다 보니 심하면 하던 걸 포기하게 되기도 한다. 이럴 때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관리하고 빨리 풀어내는지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할 수 있게 만든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때의 장점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는 '부지런해진다'는 것이다. 해야 하는 것들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것들을 최대한 빨리' 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실제로 적용하다 보면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전보다 아침에 빨리 일어나거나 늦게 자는 시간을 활용해하고 싶은 것을 하는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다.



글쓰기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기 위해 최근 나와 아내가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플래너''체크리스트'이다. 매일 '30분 이상 글쓰기' 항목을 체크리스트로 만들고, 글을 쓰고 나면 체크를 하는 식으로 말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컴퓨터에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둔 덕분인지 볼 때마다 '해야 한다'는 묘한 압박감이 느껴지곤 한다. 그 덕분에 예전보다 미리 써놓은 글들 또한 계속해서 늘어가는 중이다.



두 번째 장점은 '내 삶에 대한 온전한 집중'이다. 하고 싶은 게 생기고 그것을 잘하고 싶으면 자연스럽게 가십거리나 타인의 삶에 관심이 줄어든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알아서 찾아보게 되고, 오랫동안 하고 싶기 때문에 건강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무엇보다도 점점 성장하는 자신을 마주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때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것의 유무와 상관없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만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면 하고 싶은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낫지 않나라는 입장이다. 나 자신의 의지로, 내가 더욱 좋아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좀 더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가 좋아서 시작한 것이니 결과가 좋지 않아도 나를 탓하지, 누구를 탓하겠는가.



퇴근 후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게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들 또한 처음부터 하고 싶은 게 있었던 건 아닐 것이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걸 찾기 위해선 내가 생각하는 나의 취향과 성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건 나랑 별로 안 맞을 거야', '평소 내가 좋아하던 게 아니야', '딱히 끌리진 않는데' 이와 같은 지레짐작들이 일상을 더욱 단조롭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지루하더라도 그것이 좋다면 그렇게 살아도 상관없다. 그러나 그러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번 기회에 생각만 해보던 것들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새로운 도전이 망설여진다면 기존에 좋아하던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해보는 것도 좋다. 중요한 건 사소해 보여도 작은 도전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들을 반복하며 매일의 새로움이 쌓이다 보면 당신의 일상 또한 지금보다 좀 더 다채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