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분명 존재한다
오늘도 퇴근 후 집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을 펼칩니다. 10월도 어느덧 중반을 향해 가는데, 요즘은 여름보다 비가 더 자주 오는 것 같습니다. 기분 탓일까요. 비 오는 날엔 이동이 조금 번거롭지만,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면 맑은 날보다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손님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죠.
아까 주문한 디카페인 콜드브루 라떼를 한 모금 마십니다. 오늘은 출근 후 커피를 한 잔도 마시지 않았기에, 마실 때마다 정신이 또렷해지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집니다. 커피라는 건 도대체 누가, 어떻게 발견한 걸까요. 야생의 열매를 채취해 호기심에 먹어보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열매를 굳이 볶고, 가루로 만든 뒤, 물이나 우유에 타서 마셔보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공포영화를 보면, 항상 가장 먼저 죽는 인물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가지 말란 곳을 몰래 가보거나, 열지 말란 상자를 열어보는 사람 말이죠. 이런 걸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선하거나 악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똑같이 달리기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누군가는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또 누군가는 그 재능을 도둑질에 쓸 수도 있습니다.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가 화가가 되는 건 아닙니다. 누군가는 진품을 남기고, 또 누군가는 그 진품을 흉내 내며 살아가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이런 차이를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성공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해리포터』의 저자 J.K. 롤링, 오프라 윈프리, 김연아 등. 그들은 모두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중 일부는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 저들처럼 될 수 있을 거야.”
저 역시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빛이 보인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저는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하루 중 일정 시간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실 그건 ‘노력’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닐까요. 꾸준함이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노력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배려가 배려로, 사랑이 사랑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노력 또한 그에 걸맞은 결과로 돌아오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을요. 오히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야 한다’는 믿음이 강할수록 그 믿음이 무너질 때 실망도 커집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탓하죠. “이건 다 내가 노력이 부족해서야. 좀 더 열심히 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틀린 말이 아니라고 해서, 반드시 맞는 말이 되는 건 아니다.’ 정말로 노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삶에서 가장 인정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짜릿한 사실은 바로 이것입니다. 때로는 노력보다 ‘운’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떠올려보세요.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아 속상했던 적도 있었겠지만 그 반대의 경험,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은 순간도 분명 있었을 겁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커피까지 마셨으니, 이 글도 마무리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할 수 있을 만큼 해보세요. 제가 생각하는 ‘할 수 있을 만큼 노력한다’의 기준은 타인의 평가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돌아보았을 때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라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내 삶은 내가 사는 것이니까요. 누가 뭐라 하든, 내가 후회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혹시 최선을 다했음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를 얻었다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그렇게 쌓인 ‘실패 마일리지’는 언젠가 예상치 못한 순간, 노력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