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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ul 05. 2022

매일 먹던 간식을 2주째 끊고 있는 이유


간식을 끊은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퇴근하고 저녁에 과자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게 낙이었는데, 그것이 사라졌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간식이 자꾸만 생각난다. 그래도 지난주보단 버틸만해졌다.


 




사실 간식을 먹으려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현재 내 체중이 꽤 많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건강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현재 간식을 먹지 않는 건, 내가 가진 절제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항상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곤 한다. 회사를 다니기 싫지만, 출근을 한다. 주말에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지만, 집에서 쉬는 날이 더 많다. 자기 계발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실제로 행동하는 건 딱히 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사실 우리가 '할 수 없다'라고 믿는 건, 대부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도 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다. 바로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마음먹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 대부분은 절제력 또한 강한 편이다. 무언가를 해내는 행동력과, 반대로 무언가를 하지 않는 절제력이 비례한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다른 글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우리가 무언가 하기 위해선 반대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자기 계발에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선 내가 평소 즐겨하는 것들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여야만 한다. 누구나 똑같은 시간을 갖고 하루를 살아간다. 그렇기에 퇴근 후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1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시간으로 대체하고, 그것을 꾸준히 해야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참을 수 있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시원한 맥주 한 잔, 편하게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아침에 즐기는 단잠. 그 시간들을 참을 수 있어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것들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쉽지 않다. 새해가 되면 올해만큼은 다르게 살겠다고 다짐하며, 많은 계획을 세운다. 올해 초 당신이 세운 계획 중 실제로 이뤘거나,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인 행동들이 얼마나 있는지 떠올려보라.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라는 이유를 들어 자기 합리화를 해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건 어렵다.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굉장히 높고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목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생각한 '어렵다'는 이유는 그것이 정말 이룰 수 없는 목표라서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새로운 것을 꾸준히 배우고 실행하는 게 어려운 것이다.

새롭게 해야 하는 것이 힘들고 어려워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전보다 줄여야한다는 게 더 힘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다이어트'다. 요즘 배달시스템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편리한가. 돈만 있다면 언제든지 집에서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내 몸을 원하는 몸무게로 만들기 위해선,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는 대신 힘든 운동을 계속해야만 한다. 살을 빼는 게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운동이 힘든 것도 있겠지만 먹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을 못해서가 아니다. 먹는데서 오는 행복을 놓치지 못해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현재 간식을 끊고 식단을 조절하는 건, 현재 내 절제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지금은 회사 일이 그리 바쁘지 않아 퇴근하고도 글을 쓰는 게 그리 힘들지 않지만, 가을부터 바빠지게 되면 지금의 습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나의 절제력과 행동력을 지금보다 더 기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퇴근 후 매일같이 먹던 간식도 끊을 수 있다면, 지금보다 바빠지더라도 퇴근 후 글쓰기를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간식을 끊은 지 2주가 된 지금, 여전히 먹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참을 수 있다.



가끔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참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자신의 의지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당신의 자제력과 행동력은 전보다 더욱 상승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진정한 의미는 자신에게 당근만 주는 것도, 지나친 채찍을 가하는 것도 아니다. 잘했을 땐 당근을 주고, 잘못했을 땐 벌을 주는 것이다. 적절한 밸런스의 상과 벌. 그런 과정이 익숙해질수록 당신은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2주 동안 달콤한 간식의 욕구를 잘 참고 있는 나 스스로를 칭찬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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