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 작가신청 이후 첫 주제, '군대'
지금의 나는 자대에 배치된 한 명의 군인이다. 물론 군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도 있고, 군사적 사실이나 비밀을 잘못 말해버리면 위험하기 때문에 모든 일과나 일상을 이야기할 수 없는 어려움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이곳에서 겪는 일들과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다.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에서도 군대라는 주제에 대해 다룬 것도 많고, 이미 그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진 부분까지 내가 숨겨가지는 않아도 되는데다가 내 스스로도 조심해서 적고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에서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정하게 된 제목이 바로 <통신병이 전하는 오늘의 군대>인 것이다.
플랫폼 구조상의 이유로 아무래도 한 시리즈에 30화 이상은 올릴 수 없다는 것은 아쉽긴 하지만, 내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30화 이상씩이나 갈 이야기들을 내가 가지고 있을지도 의문이고 사실상 연재가 어려운 경우가 생겨서 지금까지 오는데도 이런저런 요소가 겹쳐 아예 글은 적어놓고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30화까지 꾸준히 올리는 것만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는 데는 충분해보였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일상을 보내면서도 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내용은 다음 회차에서 적어보면 어떨까, 이 회차에서는 오늘의 얘기를 좀 적어보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어쩌다 보니 시작한 글은 내 군생활에 있어서 큰 전환점으로 작용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시간이 빨리 지나길 바라며 집에 가는 것만을 갈망하며 보내던 의미없는 시간은 글이라는 것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새로운 의미를 찾은 만큼 더 이상은 무의미한 시간 낭비는 하지 않겠다는 내 자신의 새로운 결심으로 비롯되기도 하였다. 약 절반 정도까지 이 글을 적어온 만큼 동시에 이 글을 통해 앞으로의 결연한 내 다짐을 다지는 터닝포인트로 잡고 싶었다. 그래서 굳이 이 회차를 지금 적게 된 것이다.
주변의 내 친구들도 어느샌가 이 글을 알게 되고 접해서 읽어보는 경우도 생겼고, 가족들도 이 글을 통해서 내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물론 전화는 전화대로 걸어서 안부를 전하지만 말이다. 내 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지는 사실 큰 관심이 없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내 삶과 내 생각을 녹여내는 것이 목적이고, 그걸 보고 조금의 사람들이라도 내 생각과 관점에 공감하고 새로운 것을 얻어가는 등, 어떤 방향으로라도 이 글을 읽는 시간이 무의미하지 않게 작용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나에게 있어 더 즐거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30화를 다 적게 되면 다음에는 뭘 적어볼까 하는 고민도 있고, 그 전까지 무슨 내용을 적어볼까 하는 고민도 있다. 미리 제목을 적어둔 것들은 있지만 계획이라는 것은 바뀌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글을 적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글을 적고 싶은게 내 생각이다. 물론 올리는 글들이 내 마음에 항상 완전히 맘에 들 수는 없다. 계속 적고 지우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올릴 때가 되어 마무리지은 경우도 많다.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최대한 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과 생각은 충분히 들어있는 글을 적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은 이 시리즈를 누군가 보고 좋아해준다면 그건 더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으리라.
특별편을 적는 이유도 그 일부에 해당한다. 이 시리즈의 흐름과 완전히 동떨어지는 내용은 아니지만, 특별편이 아닌 글에서는 군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상이나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 설명하거나 내 경험을 푸는 반면에 특별편은 내 생각을 조금 더 중점적으로 적고 싶은 경우가 많다. 6화의 <군인에게 '~다운' 행동이란 무엇일까>, 12화의 <군대에서 폐급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를 보게 되면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이 이후로 특별편은 많아봐야 두 편 정도 더 적으면 30화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게 30화를 다 적을 때가 와도 일단 나는 계속 군대에 소속된 상태일 것이다. 전역까지 기간이 아직 꽤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30화를 적을 때는 군대에 대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다 털어놓은 채로 미련 없이 이 주제를 놓아주고 싶다. 그래서 그 전까지는 내가 생각한 모든 것들을 적어볼 생각이다. 물론 차기작도 계속 고민하면서 기대되는 글을 적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