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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 Aug 24. 2024

[특별편] 군대를 글로 다루게 된 이유

브런치스토리 작가신청 이후 첫 주제, '군대'

첫 연재글인 '누구나 입대 전에는 긴장합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총 16화가 연재되었다. 4월 언저리부터 연재를 시작하고 지금은 8월에 이르렀다. 군생활 18개월에 비해 생각하면 약 4분의 1 정도의 기간 동안 이 글을 썼다는 것이 된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 남은 복무일수는 전체의 3분의 1 언저리. 6개월 정도가 남은 지금이다. 그래서 오늘은 군대를 글로서 다루게 된 이유와 더불어 지금까지의 내 군생활과 삶에 대하여 돌아보는 것을 주제로 써 내려가보려 한다. 평소의 글과는 좀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군대에서 1년을 보낸 지금의 나이기에 쓸 수 있는 글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앞만 보고 가는 것보다 뒤를 한 번쯤 돌아보는 것도 좋으니 말이다.




2022년 9월 28일, 현역병 입영 본인선택원 신청 기간이었던 그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입대일을 결정했다. 그날은 대학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16시 언저리에 노트북을 펴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심정으로 신청을 하고 있었으며 부대 입영사실 확인 창이 떠서 입영부대란에 '○○사단'이라고 적힌 것을 보았을 때 어떤 감정이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 내 친구들과 함께 접수하면서 디스코드(채팅/화면 공유 프로그램)로 연락을 했던 기록이 있는데, 인원수가 많아서 4월을 하고 싶었지만 밀리고 밀려서 8월을 했다는 말도 적혀 있었다.


그 이후의 생각은 얼핏 기억에 남는다. 가족들이 모여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와  대화를 하는 와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입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는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즉, 정적과 숙연해지는 분위기로 넘어가는 데 있어서 몇 분 걸리지 않았다. 그 당시의 내 생각은 이러했다 - 군대를 다녀오면 약 2년 정도는 길게 잡아 대학에 공백기가 생기며 가족들에게도 너무 늦게 다녀오면 피해가 갈 수 있다. 그러니 너무 늦지 않게 다녀오되, 학기는 애매하게 넘기지 말고 2학년 1학기는 확실하게 마치고 가자. 그리고 너무 일찍 이야기하면 부모님이 걱정만 늘게 될 테니 최대한 입대일과 가까운 쪽으로 하되, 그래도 가족들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테니 적어도 어느 정도의 기간은 두고 말씀드리자. 그리고 최대한 내 앞으로의 미래 계획을 짜서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를 마련하고, 부모님도 이때가 적기라고 판단할 수 있게 방법을 고안하여 아무렇지 않게 전달하자. -라고 생각했던 기록이 나와의 톡 기능에 남아있었다.


그렇게 가족들과 친척분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점점 알리게 되었다. 그런 뒤 2023년 8월의 어느 여름, 나는 한 사단의 신병교육대대에 입소하여 훈련병 동기들과 힘든 시간과 즐거운 시간을 모두 보내며 5주 정도의 훈련기간을 보냈다. 그렇게 수료식을 맞이하여 가족들을 다시 보게 될 때까지 내 군생활의 시계는 느리고 천천히, 그러나 착실하게 나아갔다. 이때까지의 기록이 실제로 짧긴 하지만 이 시리즈의 1화부터 5화까지의 내용에 해당한다.




그 뒤로 나는 자대에 배치되었다. 사단의 한 예하대대 - 후방지역의 한 대대였다. 그전까지는 전혀 생각도 해 보지 못했던 일들이 펼쳐졌다. 당장 통신병이 된 것부터 말이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배우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고 그냥 주말에는 그저 쉬고 싶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스마트폰과 친구가 되어서 말이다.


그러다가 개인정비 때 자기계발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던 중, 블로그가 아닌 무언가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글을 써 보게 되었다. 나만이 적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왕 글을 쓰는 것이라면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이야기를 적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녹여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다. 꽤나 많은 주제들을 생각해보았다. 이런 주제는 어떨까, 저런 주제는 어떨까 하고 생각해봤지만 아무리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였다고는 해도 갑작스럽게 잡은 주제가 길이가 되는 글을 짜기에 적절할 리가 만무했다.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지금의 내 삶이었다.


지금의 나는 자대에 배치된 한 명의 군인이다. 물론 군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도 있고, 군사적 사실이나 비밀을 잘못 말해버리면 위험하기 때문에 모든 일과나 일상을 이야기할 수 없는 어려움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이곳에서 겪는 일들과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다.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에서도 군대라는 주제에 대해 다룬 것도 많고, 이미 그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진 부분까지 내가 숨겨가지는 않아도 되는데다가 내 스스로도 조심해서 적고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에서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정하게 된 제목이 바로 <통신병이 전하는 오늘의 군대>인 것이다.




플랫폼 구조상의 이유로 아무래도 한 시리즈에 30화 이상은 올릴 수 없다는 것은 아쉽긴 하지만, 내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30화 이상씩이나 갈 이야기들을 내가 가지고 있을지도 의문이고 사실상 연재가 어려운 경우가 생겨서 지금까지 오는데도 이런저런 요소가 겹쳐 아예 글은 적어놓고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30화까지 꾸준히 올리는 것만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는 데는 충분해보였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일상을 보내면서도 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내용은 다음 회차에서 적어보면 어떨까, 이 회차에서는 오늘의 얘기를 좀 적어보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어쩌다 보니 시작한 글은 내 군생활에 있어서 큰 전환점으로 작용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시간이 빨리 지나길 바라며 집에 가는 것만을 갈망하며 보내던 의미없는 시간은 글이라는 것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새로운 의미를 찾은 만큼 더 이상은 무의미한 시간 낭비는 하지 않겠다는 내 자신의 새로운 결심으로 비롯되기도 하였다. 약 절반 정도까지 이 글을 적어온 만큼 동시에 이 글을 통해 앞으로의 결연한 내 다짐을 다지는 터닝포인트로 잡고 싶었다. 그래서 굳이 이 회차를 지금 적게 된 것이다.


주변의 내 친구들도 어느샌가 이 글을 알게 되고 접해서 읽어보는 경우도 생겼고, 가족들도 이 글을 통해서 내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물론 전화는 전화대로 걸어서 안부를 전하지만 말이다. 내 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지는 사실 큰 관심이 없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내 삶과 내 생각을 녹여내는 것이 목적이고, 그걸 보고 조금의 사람들이라도 내 생각과 관점에 공감하고 새로운 것을 얻어가는 등, 어떤 방향으로라도 이 글을 읽는 시간이 무의미하지 않게 작용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나에게 있어 더 즐거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30화를 다 적게 되면 다음에는 뭘 적어볼까 하는 고민도 있고, 그 전까지 무슨 내용을 적어볼까 하는 고민도 있다. 미리 제목을 적어둔 것들은 있지만 계획이라는 것은 바뀌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글을 적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글을 적고 싶은게 내 생각이다. 물론 올리는 글들이 내 마음에 항상 완전히 맘에 들 수는 없다. 계속 적고 지우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올릴 때가 되어 마무리지은 경우도 많다.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최대한 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과 생각은 충분히 들어있는 글을 적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은 이 시리즈를 누군가 보고 좋아해준다면 그건 더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으리라.


특별편을 적는 이유도 그 일부에 해당한다. 이 시리즈의 흐름과 완전히 동떨어지는 내용은 아니지만, 특별편이 아닌 글에서는 군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상이나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 설명하거나 내 경험을 푸는 반면에 특별편은 내 생각을 조금 더 중점적으로 적고 싶은 경우가 많다. 6화의 <군인에게 '~다운' 행동이란 무엇일까>, 12화의 <군대에서 폐급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를 보게 되면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이 이후로 특별편은 많아봐야 두 편 정도 더 적으면 30화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게 30화를 다 적을 때가 와도 일단 나는 계속 군대에 소속된 상태일 것이다. 전역까지 기간이 아직 꽤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30화를 적을 때는 군대에 대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다 털어놓은 채로 미련 없이 이 주제를 놓아주고 싶다. 그래서 그 전까지는 내가 생각한 모든 것들을 적어볼 생각이다. 물론 차기작도 계속 고민하면서 기대되는 글을 적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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