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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 Aug 10. 2024

의, 식, 주 중 최고의 가치는 단연 '식'입니다

군에서의 '음식'의 중요성과 그 형태

의식주. 그것은 생활의 또 다른 말로써 다른 부가적인 가치나 여가 등을 제외하고 우리가 돈을 벌거나 물건을 사는 등의 이유가 되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다. '기초'. 없어서는 안 되는 밑바탕이다. 의복, 식품, 주거공간. 셋 중 하나라도 없다면 우리는 그 삶을 '불행'히 여기게 되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식품의 경우는 심지어 없다면 극단적으로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영양실조, 아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런 기본적인 요소들에 대해 군대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자. 사실상 의는 가장 문제가 되지 않겠다. 활동복과 군복이 나오고 보급받은 이 옷들을 입으면서 지낸다. 그 외의 옷은 애초에 입을 수도 없고 한다고 해봐야 PX에서 파는 기능성 의류들을 사서 활동복 대신 입는 정도? 아무튼 걱정 없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주는 더욱이 아무 걱정이 없다. 물론 훈련 중에 A형 텐트를 치고 잔다거나 그냥 경계근무 등을 서면서 불침번 근무를 서면 주거의 의미에서는 많이 멀어지지만... 어쨌든 막사와 생활관이 있다. 사회에서처럼 집값이나 이런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부분 신막사로 바뀌고 난 뒤 침상에 3단 매트리스를 깔고 자는 구막사는 (물론 아직 남은 곳이 있고 필자의 부대도 그러하지만)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고 뉴스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렇다.


그러면 '식'. 음식은 어떨까? 이 부분에 들어가면 군대를 다녀온 군필자 혹은 현역 군인들 간에 모두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일 것 같다. 그래서 이 할 말 많은 생활의 필수 요소인 식이 이번 주제다.




부모님들이 사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사안임을 잘 알고 있다. 조부모님 댁에 가려면 손주들은 며칠 굶고 가야 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지 않은가. 조부모님들의 눈에는 손주들이 다 마냥 어리고 귀엽고 많이 챙겨주고 싶고, 그러니 잘 먹이고 싶은 마음에 큰손이 되신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조부모님도 그런데, 아들을 군대에 오래 떠나보내고 집에 계신 부모님들은 어떻겠는가? 아들이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는지 매번 걱정될 것이다. 필자만 해도 매번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릴 때마다 거의 첫마디는 '밥은 먹었고?'일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확실한 것을 짚고 넘어가겠다. 아마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군대에 간 아들이 밥을 잘 챙겨 먹을지 걱정하는 이유는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다. 매체들에서 보도되는 자료에서 최근만 해도 부실하게 배식을 운영해서 이를 고발한 병사가 있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도 있었고, 또 아버지 세대 분들은 특히 군의 처우가 매우 좋지 않았을 시기였다 보니 "짬밥(군대 밥)은 맛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시며 걱정을 더하실 수도 있다. 그러니 이 자리를 빌려 우리나라의 모든 군인 아들을 두신 부모님들께 딱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학교 급식과 다를 게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립학교나 이런 데를 보내면 외부 업체에서 하기도 하는데, 취사병(조리병)도 있고 대량조리의 스케일도 크고 그런데 학교랑 비교해도 되냐는 말 정도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더 학교랑 비교할 수 있다. 모든 부모님들께 질문드리려 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때 늘 급식이 맛있다고 했나요?" 여기에 "네"라고 답하신 분들이라면, 그때는 내가 할 말이 없긴 하다. 좋은 학교에 잘 보내셨고, 군대 밥은 비교적 그것보다는 별로일 가능성이 크니 안타까움을 표한다. 하지만 필자는 예상한다. 과반 이상의 분들이 "아니요"라고 답하실 거라 말이다. 당장 중고등학교 때 매점에서 빵을 사 먹거나 석식 대신 바깥에서 밥을 먹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이 봤다. 학교 급식은 그야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 즉 학교의 급식 퀄리티와 매일매일의 식단에 따라 다른 것이다. 군대도 똑같다고 보시면 되겠다.


부대별로 운영하는 방식이 다르다. 외부 업체가 들어오거나 외부 일반인분이 '조리실장'이라는 직책으로 근무하시면서 조리병과 함께 요리하는 경우도 있고, 그 형태가 모두 다르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로 일반화할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실력 좋은 조리병들과 조리실장님이 계신 우리 부대는 꽤나 퀄리티 있는 음식이 나와서 모두가 때때로 과식을 하기도 한다(...) 특히 면요리가 나오면 다들 환장을 한다. 국수, 스파게티, 라멘(끓여 먹는 라면/컵라면 말고 일본식!), 냉면 등. 더캠프 앱도 있다 보니 식단도 알 수 있겠지만, 더캠프가 업데이트가 좀 느리고 잘못 오기입 될 때도 있지만 정말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 게 맞다. 훈련병 때도 사실상 처음 가서 분위기에 적응되지 못할 뿐이지 밥은 어느 정도의 맛이 보장되면 잘 챙겨 먹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맛이 보장되면' 말이다.


그래서 사실상 맛이 보장되기가 쉽지 않기도 하다. 특히 훈련소와 신병교육대대가 그러한데, 일반 대대급의 경우 사람이 정말 많은 정도는 아니다 보니 어느 정도의 조리량이라서 커버가 된다. 하지만 훈련병들은 인원이 많다 보니 기본적으로 "초"대량 조리. 그러다 보니 맛을 보장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라고 신병교육대 쪽에서 복무하는 조리병 친구가 말해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만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자대 배치에서는 큰 행운이다.




사실상 앞부분은 부모님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린건지 더 심하게 만들어드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리기 위한 것이었고, 추가로 얘기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일단 부식부터 이야기해보려 한다. 부식은 말 그대로 부가적인 음식이다. 예를 들어서 식단에 콜라가 나왔다 치자. 그러면 그 콜라도 부식이 되는 개념이다. 직접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 아닌, 추가적인 음식이 되는 주로 후식의 경우가 부식에 해당한다. 거기에 더해 과자나 컵라면 등을 보급해주기도 하는데 이것도 부식에 해당한다. 아마 신병교육대대나 훈련소를 간 아들이 있다면 부식으로 과자나 빵, 음료수 등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것이다. 이것도 나름 쏠쏠하다. 너무 자주 준다 싶을 정도로 주는 이유는 훈련소의 기간이 5주 정도로 비교적 짧은데 이들에 대해 나오는 양이 있다 보니 자주 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고, 자대에 가면 조금 기간을 두고 주기 때문에 그 정도로 부담스러울 정도까지는 아니다.


대망의 PX. PX에서의 음식은 크게 냉장/냉동/실온으로 나눌 수 있다. 냉장의 경우, 핫바/소시지/닭가슴살/음료수/프로틴셰이크/젤리(쁘띠*이나 뚜*, 우무젤리 같은) 등의 말 그대로 냉장보관이 필요한 것들. 실온의 경우는 컵라면, 과자, 참치캔, 햄 캔, 봉지라면, 빵(편의점에서 파는 그런 류의 빵들 말이다) 등이 있겠다. 마지막으로 냉동. 냉동식품은 군필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오는 썰 요소 중 하나이다. 실제로 냉동식품은 뭐 사실상 자주 먹으면 물리기도 하고 그 정도까지는 아닌지라, 가끔 먹으면 맛있는 정도이다. 냉동볶음밥, 레토르트 스파게티, 치킨 등이 있다. 물론 아이스크림도 포함이다. PX를 많이 가는 사람들은 군적금 중앙공제로 빠지고 남은 돈이 거의 다 PX로 가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놀라울 정도다. 이런저런 면세 혜택 등으로 놀라운 가격을 보이는 PX에서 그 정도의 돈을 어떻게 쓰나 싶을 정도.




사실상 이 정도면 군대에서의 밥에 대한 이야기는 다 한 것 같다... 고 쓰려고 했던 필자였다. 하지만 하나의 큰 무언가를 놔두고 간다는 것을 자각하고 나서 이 부분을 이어 적고 있다. PX 다음으로, 오히려 그에 준하게 부모님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훈련 시 먹는 밥'이다.


훈련 때도 물론 조리병들은 밥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훈련에서는 열외되기도 한다. 그래서 훈련의 종류별로 구분이 된다. 훈련의 자세한 결은 보안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고, 큰 범위로 설명해보려 한다.


첫 번째로, 식사 추진 형태이다. 이 말이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밥을 해서 가져다준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그날의 식단이 볶음밥에 미역국이라면, 조리병들이 주둔지에서 밥을 하고 이걸 큰 들통에 담아서 이동한다. 즉, 이동거리가 생기므로 위생 상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라는 한정성이 생긴다. 그러므로 여름철이나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경우는 진행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대체식 형태이다. 컵라면 등을 활용하여 대체하는 경우인데, 첫째에서 말한 것처럼 위생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따를 것 같을 때 컵라면이나 빵 등의 가공식품을 활용하여 배식하는 형태이다.


세 번째로, 일반식이 있다. 어딘가로 출동 후에 다시 주둔지로 복귀하는 경우나 어떤 곳으로 아예 이동하여 며칠간 훈련을 해야 하는 경우(동원예비군들이 오는 훈련이 특히 그렇다) 조리병들이 평소와 같이 조리를 하고 평소처럼 밥을 먹게 된다. 긴 기간의 훈련 중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는데, 힘든 상태에서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이만큼 체력회복에 좋은 게 어디 있으랴. 물론 쉬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전투식량이 있다. 전투식량도 또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것은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미 완전히 조리된 상태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게 포장이 된 것들을 따뜻한 물로 포장 상태로 데우고 그걸 먹는 전투식량이다. 두 번째는 발열장치가 되어 있어서 줄을 당기거나 하는 방식으로 발열이 되면 데워진 것을 먹는 전투식량이 있다. 세 번째는 발열팩이 따로 존재해서 물을 부으면 발열이 되기 때문에 물중탕의 방식으로 안쪽 봉지에 컵라면처럼 재료들을 넣고 물을 부어 닫은 다음, 바깥 봉지에 물을 부어 지퍼백 위쪽을 닫으면 발열이 되어 안쪽이 끓거나 익게 되는 전투식량이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민간인들도 접할 수 있는 경로가 있다. 당장 쿠*에 검색해 보니 로켓배송으로도 오는 것들이 있었다.


뭐 개인적인 감상은,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전투식량은 진짜 먹을 게 못 된다. 이래서 주둔지에 복귀하지 않는 훈련 때는 인원들이 PX에서 뭘 사가는 경우가 많다. 소시지, 참치, 맛다시(만능소스 느낌이다), 과자, 훈제란 등이 그 예시이다.




아무튼 간에, 결국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군인들은 모두 밥을 신경 써서 챙겨 먹고 있을 것이다. 사실상 뭐 걱정해도 달라질 수 있는 건 없지 않겠는가? 물론, 뉴스에 실리는 부실식단 등의 부류들은 전혀 옹호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대다수는 누군가의 아들인 조리병들이 열심히 일해서 만든 밥을 먹고 있을 것이다. PX도 갈 것이고, 외출이나 외박을 나가서 외식을 하고 오기도 할 것이고, 가끔은 전투식량을 꾸역꾸역 먹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부모님으로서 많은 걱정이 되시겠지만 조금은 그 걱정을 내려두고 훈련병이라면 수료식 때, 자대를 배치받았다면 휴가나 외출박 때 보게 되면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어떻게든 잘 버티며 지내고 있을 것이니 말이다. 이걸 보고 있는 현역 군인(은 없을 거 같지만) 혹은 입대 예정자라면, 오히려 반대로 부모님의 걱정을 사지 않게 잘 챙겨 먹고 지내자. 건강 관리도 군대에서 버티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아프지 말고 건강한 모습으로 전역할 때까지 우리나라를 함께 지키고 있는 모든 장병분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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