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0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이날은 바로 ‘손 없는 날’로, 전통적으로 이사, 개업, 혼례 등 중요한 행사나 계약등 새롭게 시작하기 좋은 길일을 말합니다. 이런 손 없는 날, 길일의 기운을 얻어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초년생으로 새롭게 입사하게 된 '은이' 입니다.
짧았지만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마을공동체과 함께 하며 느낀 2025년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요?]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범사회적 노력과 수많은 정책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모두, 누구나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행복’을 사회적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건 개인의 마음먹기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최소한의 안전함과 평안함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것을 혼자선 지속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은 안전하고, 평안하게 흘러가고 있을까요?
현재 초고령화 문제, 저출생 문제 등 다양한 개별적 문제가 이제는 지방 소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고립은 세대를 불문하고 나타나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까지 주목되고 있는 이 시점이야말로 ‘발등에 불 떨어졌다’ 일상의 위기의식을 느끼게 합니다.
이제는 개별적 차원으로 바라보던 문제들이 얽히고 얽혀 사회적 난제가 되어 우리 눈앞에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지방 소멸, 고립, 기후 위기 등의 사회적 난제는 결국 통합된 일상의 재난이라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자료
사망원인 고독사 5년간 0.3% 증가 (복건복지부, 2022)
고립 청년 (34만 명) 대한 사회적 비용 7.5조원 추산 (청년재단,2023)
사회적 연결 OECD 국가 중 최하위 (OECD Better Life Index,2023)
2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전체 인구 대비 20.3% (통계청, 고령자 통계, 2025)
아픈 경우 도와줄 수 있는 사람과 우울할 때 사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각각 8.6%, 8.3%로 전년 대비 각각 4.1%p, 3.8%p 증가 (통계청, 2024년)
[지역이 마주친 현실과 사회적 난제의 실마리]
저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 짧은 발자취를 남기며 사회적 난제를 풀어가기 위한 실마리를 마을에서 발견했습니다.
앞서 2024년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경기도 5대 사회난제로 제시된 ‘인구 위기 극복’,‘기후변화대응’,‘지역 활성화’,‘사회적 약자 배려’, ‘정보격차 해소’를 우선시해 여기에 도전하는 5개의 마을 의제와 그에 따른 각 키워드를 선정하여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연천 개미산 마을만 살펴보더라도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지역소멸이란 난제를 마을공동체가 어떻게 극복하고 변화를 만들어 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미산 마을은 마을활동지원사업을 여러 차례 진행하며 연간 10톤에 달하는 폐비닐을 모아 수거할 수 있는 수거장 운영을 통해 환경을 개선하고, 마을 거점인 ‘베짱이관’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나아가 ‘개미산떡방’ 이라는 마을사업까지 운영하게 되면서 행복한 삶의 터전이 지속되도록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는 마을이란 품에서 일상을 지내는 주민과 그 곁의 이웃이 함께 난제를 풀어가는 과정, 그리고 변화의 순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럴 때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애타게 찾던 해답의 실마리가 바로 여기 있구나’ 하며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을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있다]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공동체의 유래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존재해 왔습니다. 그중 모내기와 추수 등 큰 노동의 과제를 마을 전체가 힘을 모아 헤쳐 나갔던 공동체의 지혜와 가치를 담은 ‘두레’와 소규모로 혼자 감당하기 힘든 일을 여러 사람의 ‘품’(일, 노동력 등)을 빌려주어 주고받았던 ‘품앗이’를 대표적으로 뽑을 수 있습니다.
(받)쪘네 쪘네 나도 한 춤을 쪘네
(메)여러분들 농부님들 모들이나 쪄 보세/ 농사는 천하지대본 농사밖에 또 있는가/ 오늘날은 여기서 놀고 내일 날은 어디 가서 노나/ 일출 동방에 해 돋으니 한 춤이라도 빨리 찌세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마송리에서「모를 찌며 부르는 소리」 노랫말 중
눈앞의 해결하기 힘든 역경을 개인의 문제로 남겨두는 것이 아닌 온 마을이, 온 마음 담아 돌봤던 마을공동체의 가치는 현대 사회 속 다양한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수많은 사회적 난제는 결국 개인의 삶과 연결된 ‘일상’의 문제이며, 그 일상은 언제나 ‘마을’이라는 공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마을은 문제를 품고 있는 공간인 동시에, 그 문제를 해결할 가장 강력한 열쇠인 ‘공동체’를 이미 그 안에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렸던, 혹은 잠시 잊고 있었던 이 공동체성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찾아온 거대한 난제의 덩어리를 풀 수 있는 시작점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을 생태계를 위하여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기반]
이제 우리는 마을공동체의 가치를 단순히 과거의 유산으로 두지 않고, 현재의 언어로 새롭게 발견하고 환산해야 합니다. 마을 기본법 제정과 같은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것부터, 마을의 가치를 사회적 임팩트로 전환하는 시도와 새로운 관점을 담은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미래에 대한 어떤 유용한 의견은 처음에는 웃기게 보인다.”
미국 미래 연구소의 이 말처럼, 거대한 사회 재난 앞에 ‘마을’을 이야기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처음엔 생소하거나 작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마을 생태계가 품은 마을공동체 활동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이것이 가져올 변화가 쉽게 가늠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주체들이 각자가 가진 자원을 들고 모여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는 ‘다자간 협력사업’처럼, 우리는 이미 그 대담한 상상력을 실행에 옮길 용기를 갖추었습니다.
이 시기를 보내며 마을이란 유기적인 생명체는 과연 어떤 변화의 모양을 만들어가게 될까요? 저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초년생으로서 벌써부터 그 여정이 매우 기대 됩니다.
(2022 경기마을공동체 국제컨퍼런스 기조발제 본문 보러가기) ‘다시, 마을이다’ 전환시대, 마을공동체의 의미와 과제1
(온마을통신VOL60 보러가기) 지금의 실천이 미래를 만듭니다.
[당신의 마을이 여기 있습니다.]
여러분은 마을 속에서 어떤 것을 상상하게 되시나요? 마냥 막막하고, 때론 두렵기도 하고, 마을이란 ‘품’의 온기가 닿지 않을 때도 있으신가요?
혼자서는 지속하기 어려운 행복, 그 막막함 속에 있을 당신에게 공감하고 기꺼이 곁을 내어줄 마을이 있습니다.
당신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마을 곁의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 ‘당신’이 ‘우리’가 될 때, 비로소 삶은 다시 단단해집니다. 행복한 삶에 대해 함께 묻고 답을 찾아갈 마을이 바로 여기,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 순간에 인사드릴 말을 준비해 두겠습니다.
제일 먼저는 이게 좋겠네요.
“ 잘 지내고 계신가요?”
장은이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기획본부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