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가 몰랐던 왕과 왕비의 이야기(2)

- 왕의 삶이 담겨있는 곳, 강녕전(2)

by Twinkle

전편 : 강녕전 이야기(1)


강녕전 뒤쪽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자, 여기서 문제 하나 나갑니다.


강녕전은 왕의 침전이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사용했겠죠? 그렇다면 추운 겨울에는 난방도 했을 텐데, 궁궐에는 온돌을 이용해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습니다. 그럼 굴뚝도 있다는 이야기인데, 강녕전 굴뚝은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굴뚝이라고 하면, 건물 지붕 위에 올려서 만든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요. 그런데 경복궁에 있는 굴뚝들은 좀 특별합니다. 강녕전의 굴뚝도 지붕 위가 아닌 교태전으로 향하는 양의문 쪽 담에 만들어 놓았죠. 바로 이겁니다.

강녕전굴뚝1.jpg <전서체로 새겨진 강녕전의 아름다운 글자들>


양의문을 기준으로 양쪽 담장에 이렇게 굴뚝을 만들었는데요. 꼼꼼하게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겠죠?


땅 밑으로 길게 연도, 그러니까 연기가 지나가는 길을 만들고, 담처럼 보이는 저 굴뚝 위에는 연기가 나가는 구멍까지 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굴뚝에 예쁘게 글자와 문양을 새겨 넣었는데요. 서쪽 담에 있는 바로 저 글씨가 ‘만수무강(萬壽無疆)’입니다. 전서체로 쓰여 있고, 동쪽에는 ‘천세만세(千歲萬歲)’라는 글자들이 적혀 있죠. 특히 만수무강 중 ‘무(無)’자를 한 번 보시면, 조형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매우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궁궐 곳곳에는 이렇게 특별한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강녕전은 왕의 공간이니, 왕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좀 더 해볼까요?


당시 왕은 신성한 존재였기 때문에 왕과 관련한 용어들도 따로 있었습니다.


사극을 보면서, ‘전하, 옥체를 보전하옵소서’ 이런 대사들 들어보셨죠?


여기서 옥체는 왕의 몸을 의미하고요. 얼굴은 용안, 눈은 안정, 눈물은 안수, 입술은 구순, 대변은 매화, 방귀는 매화향, 옷은 용포, 식사는 수라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요즘 사극 같은 왕실 관련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접할 수 있는 단어들이죠.


왕의 하루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왕은 생각보다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여러분은 주로 몇 시에 일어나시나요? 왕은 주로 새벽 5시경 일어나서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침에 왕실 어르신께 문안인사를 드리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한 후, 아침 공부, 조강에 참석하고요. 오전에는 신하들과 만나 아침 조회도 하고 오전업무를 하게 됩니다. 점심을 먹고, 점심 공부인 주강을 하고요, 이어서 업무와 함께, 궁궐 내 야간 숙직자를 확인하기도 하죠. 저녁을 먹고 난 후에는 저녁 문안인사와 하고 야참을 먹기도 하고, 늦은 밤에는 상소문을 읽는 등 낮에 끝내지 못했던 일들도 마저 살폈다고 합니다. 하루 일상을 들어보시니, 요새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워라밸과는 거리가 좀 먼 듯하죠?


왕들마다 성향이 달랐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들은 있겠지만, 실제로 격무에 시달린 왕들도 많았고, 워낙 일이 많다 보니 앓는 병도 많았다고 하죠. 특히 왕은 주로 앉아서 업무를 처리하고, 운동을 할 시간도 많지 않았기에 종기나 눈병 같은 질병을 앓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왕의 직업적인 특성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세종대왕 같은 경우는 이룬 업적이 많은 만큼, 여러 질병을 많이 앓았는데요. 눈병으로 고생하기도 했고 척추도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당뇨가 있었다는 말도 전해지죠.


이렇게 바쁜 일상을 보낸 탓일까요? 영조처럼 80대까지 장수한 왕도 있지만 예종이나 헌종, 문종, 인종 등 많은 왕들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왕들도 꽤 있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었겠지만요.


이렇게 왕과 관련한 여러 내용들을 살펴봤는데요. 궁궐에서 펼쳐진 왕들의 삶도 어느 정도 상상이 되시죠?


그럼 이제 우리는 왕비의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겨보겠습니다!


keyword
이전 09화우리가 몰랐던 왕과 왕비의 이야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