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퇴직 후 부부 이야기
하늘이 맑게 일어나는 아침.
나도 가쁜하고 기분좋게 일어나
아침 너에게 인사를~
하늘을 보고 인사를~
오늘은 맑을 거냐고
천둥번개에 비를 내릴 거냐고
갑자기 당황하지 않게.
궁금하지만 방실 방실 웃는 햇살에
마음이 밝아지는 아침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아침.
하루종일 파아란 하늘에
하얀 뭉게 구름 둥실 둥실 떠가는
상상 속을 헤매는 아침.
내가 바라는 아침.....
아침을 먹으며 남편과 주로 하는 대화는 하루의 계획을 조율하며 맞춰가는 시간.
남편은 오전에 탁구 레슨받고 와서 점심을 먹고, 나는 오로지 블로그에 올인하다가 점심을 먹는다. 함께 하는 시간은 점심부터..... 따로 또 같이.
캠퍼스 학사 식당 오병이어의 기적을 맛보러 갈 시간이라고 알리는 남편
아침에 말했던 조율이 잘 안 맞았나 싶다. 학사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산책하고 농산물 시장에 가자고 한다. 제일 먼저 들기름 짜러 기름집에 가자고 했던 남편인데 까맣게 잊고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가잔다. 그럼 저녁 시간이 될텐데.....
며칠 전부터 옹심이 흑수제비가 먹고 싶었던 나는 안되겠다 싶어
"여보~ 오늘은 오병이어 식당 가지 말고 옹심이 흑수제비 먹고 농산물 시장에 가고 들기름도 짜면 어때? 다 그 주변이잖아."
이렇게 말하면 바로 알아 듣고 흑수제비 먹으러 가자고 할 줄 알았는데 내 생각이 엇나갔다.
"에이~ 오병이어에 가서 밥먹고 가면 되잖아요. 다 갈 수 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나 옹심이 수제비 먹고 싶은데....."
눈이 동그래진 내편은 잠시 생각하는 듯 머리를 갸웃거리다
"그래요? 그럼 먹으러 가야죠."
"잘 됐어요. 그럼 가는 길에 기름짜고."
"당신은 그릇가게 가서 압력밥솥 고무패킹 사고요."
"양반고을 가서 점심먹고 농산물 시장가는 걸로 합시다. 이거 어때요?"
머리 속의 노선을 줄줄이 꿰는 내편이닷.
늘 그렇다.
어디든지 가려 하면 늘 계획을 세우는 철저한 남편. 그걸 따라가는 나.
승용차를 탄 후 출발 전에 제안을 하나 더~
"여보~ 카페라떼 사갖고 가면 진짜 진짜 좋을 것 같은데~"
"그래요? 그럼 사갖고 가죠 뭐. 어려운 것도 아닌데요."
뭐든 말하는 대로 다 받아주는 남편이닷.
미끄러지듯 부릉~ 승용차를 타고 카페에 도착하여 라떼를 사들고 마시면서 기름집으로 갔다. 들깨를 씻고 볶고 짜서 들기름이 일곱 병 반. 그 사이에 그릇가게로 간 나는 고무패킹을 사들고 룰루랄라~
다음은 시골 막국수 음식점을 향하여 부릉 부릉~
주차할 곳이 없다. 마치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주차 공간에서 승용차가 서로 엉켜 나오는 것이 버겁게 보이는 상황. 수로변에 주차를 하고 들어가니 음식을 먹고 나오는 사람들이 왕창 몰려 나와서 우린 여유롭게 자리잡고 앉아 주문했다.
그댄 비빔 막국수를, 나는 옹심이 흑수제비를. 감사가 저절로 나오는 맛에 게눈 감추듯 뚝딱 먹고 노은 농산물 시장으로 부릉 부르릉~
장을 본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묻는 말.
"당신 두부 먹고 싶으면 청양 농부에 갔다가 갑시다."
"가면 좋고."
"당신이 좋아하는 거니까 당연히 가야죠."
청양 농부 마트에 가면 직접 만든 두부를 살 수 있어 좋다.
덥다 덥다 해도 빠진 곳 없이 다 데리고 가주는 남편이닷. 고맙지 않을 수가 없다. 데려다 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내가 좋아하는 것까지 기억하고 데려다 주는 센스.
집에 도착한 시간은 3시경~ 남편도 쉬고 나도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조율은 반드시 필요한 듯.
가고 싶다고 하면 어디든 데려다 주고 함께 하는 고마운 남편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