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무엇일까? 그 대상에 대한 호감이 일정 이상에 달하면 그것이 사랑으로 변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광기'는 무엇일까? 보통 어떤 것에 대한 광적인 집착, 즉 자신을 내버릴 정도로 그것에 대한 믿음이나 마음을 뜻할 것이다.
지금 내가 정의 내린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사회에서 일반적인 통념의 수준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에 대한 정의를 광기의 정의와 조금만 바꾸어서 생각해 보자. '사랑이란 그 대상에 대해 자신을 내버릴 정도로 숭고한 마음이다.'라고 표현했을 때 이것이 일반적인 통념에 반하는가. 내가 만약 처음에 사랑을 이렇게 정의 내렸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그건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인가. 말 그대로 'ㅏ'다르고 'ㅓ'다르다고 지금 나는 내가 처음 표현한 것을 정말 조금만 바꾸어서 다시 정의 내린 것뿐이다. 이렇게 된다면 광기의 정의와 사랑의 정의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모든 이들이 그랬을 것이라 생각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소위 말하는 '불타는 사랑'을 경험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때에는 상대에게 내 모든 것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동시에 내가 상대의 모든 것이 될 수 있기를 바라거나 그에 준하는 존재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가 어떤 존재인지 인식하기부터 시작하여 점점 상대의 하나하나를 파악해 나가기 시작하고, 대부분 그 '불타는 사랑'은 나의 환상이 깨지면서 무너지거나 혹은 받아들여지지 조차 않거나 그냥 추억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그 '불타는 사랑' 속에 있었을 때를 생각해 보자. 그것을 내가 어떤 것에 대한 광적인 집착, 즉 자신을 내버릴 정도로 그것에 대한 마음이라고 표현한다면 어떨까? 보통은 끄덕일 것이고 그것이 내가 처음에 광기에 대해서 내린 정의이다.
광기는 상대가 어떤 존재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환상이 깨지지 않거나, 애초에 그 대상이 내가 받아들여질 수 조차 없는 존재인 것을 알면서도 사랑이 시작되면 깨지지 않으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러한 광기는 극도의 생산성을 발휘하거나 극도의 문제를 일으키거나 둘 중 하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나는 그중의 대표적인 예시가 개인적으로는 나. 그리고 단체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K-시리즈라고 생각한다.
나는 분명히 초등학생까지 수학을 잘하는 편이기는 했지만 답안지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중학교 시절 학원선생님을 만나면서 정말 꼬맹이스러운 단순한 이유로 수학쌤이니까 수학 잘하면 칭찬 많이 받겠지?라는 이유로 수학에 점점 집착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수학문제집에는 동그라미 하나 칠 때에도 어떻게 해야 최대한 효율적으로 그리고 보기 좋게 칠 수 있을까를 고민할 정도까지 닿았다.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만든 것은 맞지만 학생 때 나를 돌이켜보면 그것은 분명 광기였다.
반대로 부정적인 효과는 다행히 선생님 그 당시에 20대이기에 10대인 나를 이해해 주어서 망정이지 분명히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버릇없는 학생이었다. 어떻게든 나도 어른으로 보이고 싶어서 기를 쓰고 장난을 치고 또라이 짓을 해댔으니...
K-시리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애국심이라는 탈을 쓰고 사람들을 뭉치고 힘든 일을 가능케 하기도 하지만, 그것들은 분명히 K-pop으로 시작되어서 지금은 지나칠 정도로 쓰이고 있으니까. 애국심이라는 것을 비꼴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교육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 한국의 인구구조부터 지역차이등 많은 불평등으로 시작된 사회문제가 점점 사회를 부수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실감 나는 상황에서 애국심을 느끼기도 참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애국심이라는 광기는 그 사회문제들을 덮어버리는 데에 분명히 일조를 하고 있다.
정치적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이성적 판단으로 자신에게 공약을 보고 또는 후보를 보고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은 그저 관습에 따라 좌, 우를 보고 또는 그나마 당을 도장을 찍을 뿐이다. 이것 또한 광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분명 앞에서 밝혔듯이 광기라는 것이 어감처럼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체적으로 긍정적인 면을 이용하면서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하기에는 광기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에게는 광기의 최소화 그리고 사랑의 최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