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이 없는 이유

월요병 극복 노하우 3가지

by 술대신차

#1. 평범한 월요일 아침 ☞ 이유 하나 : 월요일 아침에 우울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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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새벽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합니다.

전날밤에 미리 해놓아도 될 일을 왜 굳이 월요일 새벽부터 해야 하는지 가끔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전날 미리 준비를 완벽히 해놓은 적이 있었는데, 시간적으로 비효율적이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은 평일에 지낼 집으로 짐을 옮겨야 하는데, 일주일 입을 옷과 수건들을 정리해야 하고, 반찬류도 챙겨야 합니다. 중학생인 아이들의 각종 준비물도 챙겨야 합니다. 이것을 전날에 하면 하세월이 따로 없습니다. 저녁 내내 준비하다가 지칩니다.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우울함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새벽에 준비를 하면.. 정말 일사불란하게 그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냅니다. 마치 학창 시절 시험 당일날, 시험 전까지 초집중으로 공부를 해서 어느 정도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그 능력처럼 말입니다. 물론, 전일 저녁에 그렇게 초집중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사람마음이 그리 간단한 원리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것을 우린 다 알고 있지 않은가요?


몇 번은 새벽에 급하게 일을 처리하다 보니, 몇 개를 놓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 것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한두 번 놓쳐 곤욕을 치르고 나면 점점 더 숙달돼서 빠트리는 경우가 거의 없어집니다.


이것이 우리의 평범한 월요일 아침이고, 월요병을 느낄 겨를이 없는 이유 첫 번째입니다. 아침부터 일사불란하게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뭔가 우울감을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2. 휴일 늦잠의 달콤함을 포기 ☞ 이유 둘 : 휴일도 평일처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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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최대 장점은 늦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람을 맞출 필요도 없고, 꿀잠을 실컷 잘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요. 그러나 저는 휴일에도 늦잠을 자지 않습니다. 일어나는 시간은 거의 새벽 5시입니다. 한 주가 너무 피곤했다면 좀 유도리를 발휘해서 30분 정도 더 자긴 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운동을 한다거나 집안 정리를 합니다.


휴일에도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휴일에도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운동도 하고 싶고, 집안일도 하고 싶고, 또 여행을 가는 날이라면 그 준비를 해야 하니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이런 성격이다 보니, 잠 많은 우리 식구들도 저를 따라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젠 다들 몸에 붙어버렸습니다. 그러니, 월요일 아침이라 해도 일어나는 게 특별히 힘들 이유가 없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불행했던 시절을 겪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행을 안 겪었는데, 어떻게 행복을 알까요? 마찬가지로 월요병으로 고생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이젠 굳이 그런 것을 다시 겪고 싶지 않으니 잠재의식이 알아서 그런 상황들을 피하게 해주는 듯합니다.


그래서 주말에도 평일과 다름없이 일찍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하고, 평일에 못했던 일들을 하고 그다음 일주일을 준비하는 일들을 하니 평일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어 휴일과 평일의 발란스가 맞춰집니다.


#3. 월요병이 있으면 또 어떻습니까? ☞ 이유 셋 : 월요일의 기대감


다들 그렇듯, 금요일 오후부터 기분이 슬금슬금 좋아지다가, 일요일 오후가 되면 시무룩해지고 일요일 밤이 되면 우울감이 극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없어진 프로이지만, 일요일에 하던 '무한도전'이나 '개그콘서트'(이건 방영 시간이 바뀐 듯)은 입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울면서 보는 프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저런 증세가 너무 심각해서, 일찍부터 기분이 울적해진다고 합니다. 제 지인이 그렇습니다.


제가, "와, 불금입니다. 파이팅 하십시다"라고 얘기를 하니,


그분은, "불금이면 뭐 합니까, 월요일 또 출근해야 하는데......" 라고 말합니다.


이런 경우는 심각한 겁니다. 업무를 바꾸거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 월요병 조금 있어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금요일 하고 토요일은 아주 달콤하기 때문입니다. 전 월요병이 없어진 뒤로 금요일이나 토요일이 특별하게 달콤하다고 느끼진 않습니다. 살짝 기분 좋은 느낌은 있지만, 그전만큼의 그런 설렘은 없습니다. 즉 월요병이 있다면 그만큼 휴일이 더 즐거운 것이니, 그까지 것 조금 있으면 또 어떻습니까, 그냥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기쁨을 선택했습니다. 순간순간의 기쁨 말이죠.

일요일 오후를 예를 들면, 아이들과 족구를 하거나 배드민턴을 합니다. 여기에는 소소한 내기가 걸려있습니다. 내기라고 해봐야 제 돈으로 간식 사는 것뿐이지만, 재미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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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일요일 오후는 운동에 대한 기대가 있습니다. 운동이 끝나면 시원하게 샤워를 할 기대감이 또 있습니다. 샤워가 끝나면 저녁을 먹을 것에 대한 기대, 저녁을 먹고 나면 부부끼리 재미있는 영화를 볼 기대, 영화가 끝나면 양치를 하고 잠자리에 누울 기대감이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 잠들기 직전까지 책을 읽는 그 기쁨은 또 얼마나 큰지요.


그러니, 일요일 저녁이라 해도 달리 슬플 이유가 없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대로 월요일 아침은 정신이 없어서 우울할 틈이 없습니다. 월요일 오후(저녁)는? 그때는 미리 생각했던 주문을 하는 시기입니다. 평소에 지름신이 강림해도 그 분한테 기다리라고 얘기하고, 주로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지릅니다. 거주지가 두 군데다 보니 택배가 애매하게 꼬이는 것이 싫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평소 온라인몰을 통해 사고 싶은 것을 살 때는 역시 주초에 사야 제맛입니다.


주문을 하면 또 택배 기다리는 재미도 있습니다. 월요일에 주문하면 빠르면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도착하니까요. 그 외에도 소소한 재미들을 주초에 많이 배치해 뒀는데, 이것도 사실 의도한 것도 아닌데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돼버렸습니다.


사실, 월요병이 언제 없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생각해 보니 그러하였고, 글을 쓰려고 분석을 한 것일 뿐 딱히 특정하긴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10년 전에는 극심한 월요병에 시달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업무나 인간관계로 인해 월요병이 다시 오더라도 두려울 것은 없습니다. 천년만년 일할 것도 아니고, 은퇴 후에는 도리어 그런 침울했던 순간은 일상의 행복을 가져다줄 일종의 저축 같은 것이라, 그러려니 해야겠죠.


벌써부터 슬슬 기대감이 시작됩니다.

"오래돼서 성능 안 좋은 무선이어폰... 뭘로 바꿀까?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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