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과 건강

by 이씨 이혼하다

괜찮은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지겠거니 믿었다.


아기도 잘 돌보고 있고

회사생활도 해내고 있고

예전보다 완벽하지 않지만 집안일도 간간히 해내고 있고

사람들도 만나고 있고

그다지도 이혼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는 줄 알았다.


이혼을 하고 나서는 남편이란 존재 말고 나에겐 2개를 더 잃었다.

건강 그리고 잠


이혼기념일에 받으러 갔던 건강검진 결과를

한 달 만에 받았고 청천벽력 같았다.

몸에 성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30대가 넘어 매년 건강검진하면서 그래도 이만하면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왜 이혼을 하자마자 왜 건강검진 결과에는 추적관찰, 재검, 이런 단어들만 보이는지 도통 모를 일이다.


그리고 또, 요즘은 약의 도움이 없으면 잠에 들지 못한다.

저번주는 근근이 자다 깨다자다 깨다 하며 밤을 새우다 체력이 고갈되어 버렸고 결국 또 터덜터덜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왔다. 그리고 나서야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이혼을 하고 나서 이만하면 잘 견디고 있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안 좋아진 건강과

갑자기 줄어든 수면시간이 날 불안하게 한다


나 안 괜찮나?

도대체 내가 지금 힘든 건 뭐지?

도통 모를 일이다.

그냥 이혼이 힘든거겠지 뭐.


그래서인지 얼마 전까지는 이혼해! 이혼하면 좋다를 외쳤던 내가 요즘은 주위에서 결혼생활이 힘들다는 사람들에게

이혼을 하지 말고 잘 살아보길 격려한다.


이혼?? 생각보다 힘들다.

후폭풍이 남자친구랑 이별한 거랑은 비교가 안된다.

요동치는 감정이 아주 지랄발광 수준으로 힘들 때도 있다.

그냥 폭풍우 치는 바다의 파도 속에 배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잘해줄걸. 아 그러지 말걸 싶은 후회도 들고

그게 참 고마웠는데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도 있고.


그러니까 그냥 다들 이혼안하고 자알 살았으면 좋겠다!!

정말!!

이혼이 이렇게 힘든줄 알았음 좀더 노력했을거고

결혼이 이렇게 힘든줄 알았음 미혼으로 살았을거고!!


해봐야 아는거지만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은

이혼 안했으면 좋겠다

겪지 않았음 좋겠는 인생의 위기중 1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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