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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생각]

기억은 연관성, 반복성 그리고 시간이 만든다

by 웃사생

회사 선배중 학원을 맹신하던 분이 계셨었다. 그 분의 아이는 초등학교때부터 영재반, 올림피아드 대비반, 특목고반을 개설한 학원을 참으로 오랫동안 다녔다. 그 분이 말씀한 학원의 학습법은 무지 단순했다. 같은 문제를 100번 풀면 절대로 틀릴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원하는 만큼의 성적을 받을 수 없었고, 대학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였다. 술자리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잘못되어서 본인의 아이가 희생양이 되었다고 말씀을 하시곤 했다.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저장되어 있다가 필요할때 꺼내서 쓸 수 있는 역량인 기억력은 공부에서 매우 중요하다. 어디 공부뿐이겠는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때마다 늙어감을 한탄하곤 하지 않는가. 앞에서 언급된 학원의 학습법은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가 없었던 것일까.

기억력을 만드는 핵심요소는 연관성,반복성,시간이라고 한다. 연관성이라 함은 제시된 내용에서 상호관계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이고, 반복성이라는 것은 제시된 내용은 여러 번 재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시간은 최근에 학습한 내용이 쉽게 기억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공부를 하니 반복성과 시간성은 높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마다 연관성에 대한 수준이 달라 저마다 다른 결과를 만든다.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암기가 아니라 이해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한 뒤에 저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때로는 체화를 위한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학원들은 그러한 학습법으로는 단기성과를 창출할 수 없기에 빠르고 쉽게 결과를 만드는 반복성과 시간성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이해하고 재해석할 수 있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듯이 부모들도 아이를 이해하고 나만의 언어로 재해석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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