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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생각]

우리는 해삼보다는 뛰어나야 한다

by 웃사생

우리는 배울줄 안다. 그리고 동물들도 배울줄 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동물행동학자 피터 말러에 의하면 배우는 본능이 벌레에게도 발견된다고 한다. 벌레는 접시의 어느 쪽에 먹을 것이 더 많은지 배우고, 해삼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위해 쿡쿡 찌르면 무시하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벌레는 음식과 특정 위치를 연관 짓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해삼은 끊임없는 괴롭힘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는 즉 괴롭힘에 습관화되는 것이다.(해삼은 찔린 부위가 단단하게 굳는다) 이렇게 순응했던 해삼도 괴롭힘이 사라지면 원래대로 돌아오지만, 덜 똑똑한 해삼은 괴롭힘이 사라져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그 상태로 남아있는다고 한다.

우리가 타인과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면서 타인에 대해 배우는 것을 우리는 배려, 사랑, 대인관계라는 단어를 써서 표현한다. 이러한 학습이 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해삼의 수준으로 떨어져서 괴롭힘에 저항하고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순응해서 습관화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는 것이다. 괴롭히는 사람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도 학습을 통해 배운 것이다. 나와 상대에게 잘못된 학습을 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사라졌다면 원래대로 돌아와야 한다. 우리 인간이 덜 똑똑한 해삼과 똑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괴롭힘에 대하여 내가 사자가 될 수 없다면 해삼은 절대로 되지 말아야 한다. 치명적 후회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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