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직장생활 중 아주 특별한 기술을 가진 세 사람을 소개한다. 그들은 나름의 특별한, 남들이 갖지
못한 아주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생존의 싸움터에서 자가보호를 하기도 하고, 공들여 쌓은 기술
을 아낌없이 후진들에게 공개하는 사람도 있다.
A 급수가열기 튜브 기술자
보령화력에 근무할 때 정비담당회사인 한전기공의 하청업체에 일용직으로 일하던 한 기능공의 일이다. 발전소 인근에 사는 그는 계획예방정비공사 때는 어김없이 그가 고용되어 ‘고압급수가열기’ 점검과 보수에 참여한다.
그는 매우 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자세로 작업을 해야 하는데, 누구보다도 더 깊은 지식으로 작업을 해낸다. 그 일을 하면서 오랫동안 자기가 겪은 일을 꼼꼼하게 그림을 그리면서 기록을 하기 때문에 그가 얻고 축적한 지식이 대단하다.
이런 기술을 그에게 형식지로 바꿔 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
B 통풍기 축 곡직(曲直 바로 펴기) 기술자
여수화력에 근무할 때도, 한전기공의 기능직 한 사람이 특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보일러 운전에 필수적인 송풍기 중 ‘유인통풍기’는 늘 뜨거운 가스 속에서 회전 운전을 하는데, 뜨거운 가스 속에서 고장이 나서 정지되면 통풍기 축(軸 shaft)이 휘어지므로, 송풍기에 진동이 생김으로써 운전을 할 수가 없다. 진동은 허용 범위를 넘으면 파손이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수리를 해야 한다.
휘어진 굵은 금속 축을 바르게 펴야 하는데, 이 사람이 그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송풍기를 분해해서 수리공장으로 반출해서 수리할 수도 있지마는, 내부에 이를 고치는 기술자가 있으니, 신속하게 고칠 수 있어 좋았다.
굵고 둥근 쇠의 한 곳에 뜸을 뜨는 방법으로, 그가 외국인에게 비법을 전수받았다고 했다. 그는 더구나 축수(베어링)에 쓰이는 ‘바빗 메탈’까지 자신이 직접 녹이고-붓고-가공까지 할 수 있는 남이 갖지 못한 고급기술을 지닌 사람이었다.
기능공이 가진 이 기술은 그의 생존수단이기 때문에, 형식지로 바꿀 방법이 없었고, 억지로 그러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었다.
C 발전소 성능시험 기술자
전력연구원에서 거의 많은 시간을 근무한 조형래 처장은 대한민국에서 명실상부한 성능시험의 대가이다. 옛날에는 외국제 보일러와 터빈을 들여왔으니 외국인들이 발전소 성능시험을 수행했지만, 이제는 기술자립을 한지 오래됐다. 그는 전력연구원의 성능팀장으로 많은 시험을 하면서 시험결과를 통해 발전소의 성능을 확인하고 또 문제점을 예측해주었다.
퇴직 후에도 한전기공과 민간기업에서 성능시험기술을 전달했고, 그 한 분야만 가지고 약 1,000 쪽에 달하는 Power Point 기술자료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