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8월.
악착같은 하루를 보내고 싶었지만,
번아웃이 됐던 것일까
잘 지내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어둡고 기다란 구멍으로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일기를 쓰기 위해 일기장을 펼쳐두고는
멍하니 앉아 있는 날들이 많다.
또... 여전히 자주 뒤척인다.
그러다 보면 좋아하는 책도
좋아하는 향도 좋아하는 음악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건강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되찾는데 힘을 쓰고 있다.
오빠가 미국으로 떠났던 8월
집에선 늘 무기력했던 오빠였는데 미국을 가고 나서
오빠의 밝아진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한국에 있을 땐 느끼지 못했지만,
오빠가 떠난 뒤 내가 심적으로
얼마나 오빠에게 의지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동생으로서 오빠에게 바라는 세 가지는
타지에서 아프지 말 것,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 것,
그리고 마지막으론 행복할 것.
- 길지도 않는 8월의 일상을 기록하는데에
왜이리 많은 망설임과 시간들이 투자되었던 걸까
아무리 힘들어도 글을 쓰면 위로가 되기때문에
늘 무언가를 쓰려고 노력했던 나날들이 많았다.
애쓸수록 그런 내가 안쓰럽고,
쉬이 괜찮아지지 않는 탓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 시간을 이겨낸 지금의 나는
우울도 사랑, 기쁨, 분노, 좌절과 같은
감정 중 하나이니까
우울함에 벗어나려 애쓰기보다
나의 우울마저 사랑하며
그 감정 또한 존중하기로 했다.
- 8월의 포스팅이 다른 월간 일기와 다른 점은
나의 일상이 담겨 있지 않다는 것.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
하지만 나에게는 이런 시간도 필요하다.
사람들과의 접촉도 내게 큰 위로가 되지만,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도 분명 필요하다.
이제 푹 쉬었으니 다시 부지런히 소통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할 시간이다.
+ 늦었지만 그간의 시간들 함께 있어주고,
기다려준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