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필사

2021.03.23

by 애늙은이

내가 남에게 베푼 공은 마음에 새겨서는 안 되지만, 내가 남에게 한 잘못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남이 내게 베풀어 준 은혜는 잊어서는 안 되지만, 남이 내게 원한을 맺게 한 일은 잊어야 한다.




은혜를 베푼 사람이 속으로 자신이 한 일을 의식하지 않고 밖으로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면 한 말의 곡식도 만 섬의 값어치가 있으나, 재물로 남을 돕는 사람이 자신이 한 일을 염두에 두고 상대방이 보답해 주기를 바란다면, 비록 수많은 재물로도 하찮은 공로 하나 이루기 어렵다.




사람이 처하는 환경이란 만족스럽게 갖춰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게 마련인데 자기만 유독 다 갖출 수 있겠는가? 자기의 감정도 이치에 순응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게 마련인데 남들이 모두 이치에 순응하기만을 바랄 수 있겠는가? 이러한 도리로써 서로를 살피고 대조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한 하나의 융통성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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