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기대
예전에 부모님이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면 어쩌다가 "저렇게 말이 안 통하는 데 어떻게 만나신 거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나 : "엄마 어떤 모습 보고 아버지랑 결혼하신 거야?"
어머니: "에휴 나도 미쳤었나 보다. 저런 인간을 만나고..."
사랑과 연애의 관계에 공부를 하면서 어머니의 말에 일리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숱한 인연을 만나고 스쳐가는데요. 저는 모든 결과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로부터가 아닌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요. 남녀가 연인 관계로 이뤄지는 초기 과정을 보면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우리는 처음 보는 상대 특히나 매력적으로 끌리는 이상형에 자신을 부풀린다고 합니다. 남자의 경우 키, 수입, 지위, 능력을 과시한다고 해요. 예를 들어 남성의 키가 실제로 169.6cm라면 이성 앞에서 반올림을 해서 170~171cm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굳이 저는 169cm입니다라고 하지는 않죠. 부끄럽지만 저도 소개팅에서 만난 이성이 "혹시 키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었을 때 "날씨 좋으면 180입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성들은 사회적인 지위, 능력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합니다. 현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일지라도 처음 만난 상대에게 일의 이면보다 직업의 네임벨류에 대한 가치를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그 이외에도 수입, 능력에 대해 부풀리곤 하죠.
반대로 여성들은 자신의 약점들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프로필 사진, 몸무게를 예를 들 수 있는데요. 프로필 사진을 보면 실물과 거리감 있는 사진을 등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체적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찾을 때까지 혹은 포토샵으로 수정해 등록을 합니다. 핸드폰 갤러리에 수십 개의 똑같은 사진이 있죠. 그러곤 단 몇 개의 사진만 남겨두고 지워버립니다.
여성이 사진의 이미지를 강조하거나 남성이 지위, 능력, 키 등 과장을 하는 것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좋아 보이는 모습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매력적으로 끌리는 이성 앞에서 더욱 두드러지곤 하죠. 흥미롭게도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상대의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이성이 좋아할 거 같은 행동을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마음을 열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좋아하는 이성이 생겼을 때, 소개팅을 하기 전에 특히 설렘과 기대가 느껴지는 것이 도파민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접할 때 흥분되고 기대됩니다. 첫사랑의 기억이 강렬한 것이 바로 이 각인효과 때문이죠. 쉽게 불타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음이 들뜨고 불쏘시개 역할을 합니다. 어머니가 "나도 왜 결혼했는지 모르겠다. 미쳤었나 보다"라고 말씀하신 게 과학적으로 맞을 수밖에 없던 선택이었죠. 처음 사랑을 접하셨을 때 설렘과 흥분, 기대로 상대의 좋은 면모가 부각되어 보였을 것입니다.
매력적인 이성을 만났을 때 우리가 흔하게 나타나는 행동을 정리해 보았는데요. 여기서 저는 사소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성에게 좋아 보이려는 마음을 드러내는 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고 과장과 부풀린 연기로 환심을 사려는 모습은 옳지 못한 것이죠.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3개월 만난 연인 상대가 처음에 잘해주고 사소한 것에 신경 써주는 모습에 연애 관계로 진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기적이고 무심한 모습을 보며 '사랑이 식었다'라고 생각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내게 맞는 사람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있어야 하죠. 자신만의 가치관, 연애관, 태도와 방향에 맞는 사람인지 빗대어 볼 수 있죠. 실제로 상대의 사람을 천천히 만나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가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함께 경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가면 가령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사소한 갈등 즉,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됐을 때 상대의 반응을 보는 거예요. 이런 모습에 다양한 모습이 나타나곤 하는데요. 누구나 스트레스, 불안, 감정적인 상황이 벌어질 때 어떤 사람은 긍정적이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어떤 사람은 화를 내 낸다거나 상대 탓을 하기도 하죠. 또한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겠죠?
운명적 만남은 첫눈에 반한다고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느꼈을 때 이루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