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정체
방학 때 밀린 일기 쓰기, 체험 학습 일지 등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빨리 성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개학 하루 전 30일 치 밀린 일기를 쓰느냐 머릿속의 기억들을 온갖 짜깁기와 판타지 소설을 만들어 내곤 했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면 누군가로부터 숙제 제출, 확인 도장을 안 받을 줄 알았어요.
선행 학습, 내신, 대학 입시 등 불안에 가득했을 중, 고등학교 학생일 때는 대학생이 되기만 하면 '드디어 자유다!'라고 외칠 줄 알았습니다. 부모님이 또한 학원 선생님들이 '대학만 들어가면 너희 마음대로 해라'라며 '그러니 '지금은 공부에 집중해'라고 위안을 심어주곤 했어요.
결국 20살 성적에 맞춰 어찌어찌 대학에 들어갔지만 잔디밭, 학교 커플, 여행 등 꿈만 꾸던 환상은 '재채기'처럼 금방 식어 버렸습니다. 그때부터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걸 깨닫았지요. 어딜 가나 줄자처럼 나를 재는 시험이 있었고 다음, 또 다음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함께 했었습니다.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상 아무리 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이 '불안'이라는 심리 상태입니다. 과거에 바랐던 일들이 현재 이뤄졌지만 또 다음 하고 싶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나요? 마치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나면 그 순간에는 충족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배고프게 되면 또 다른 것을 먹고 싶은 것과 비슷합니다. 대학, 성적, 취업을 하고 나서도 연애, 결혼, 승진에 있어 앞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죠. 때론 불안과 걱정은 매일 나를 새로운 행동, 도전을 못하도록 자신을 되돌립니다.
너는 어디서 왔니?
아무리 긍정적으로 살려고 해도 '불안'이 엄습해 오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대개 우리는 걱정과 불안이 커지면 그 생각을 없애고 제거하는 것에 '의식'을 돌립니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잊어버리자"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할수록 불안의 '의식'에 집중되기 때문에 '없애야지, 없애야지' 생각할수록 점점 '불안'이 부풀어 오릅니다.
하지만 솟구쳐 오르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기에 불안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불안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 잘 풀리는 사람은 불안의 정체와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불안과 잘 지내는 것입니다. 한 가지 실험을 해보도록 하죠. 똑바로 서서 눈을 감고, 한쪽 다리를 들고 균형을 잡아보세요. 몇 초 지나지 않아서 휘청 거리 게 될 것입니다. 반면에 눈을 뜨고, 한쪽 다리를 들어보세요. 비교적 눈을 감을 때보다 균형 잡기 수월할 것입니다.
위의 실험처럼 불안이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지 눈치채셨나요? 눈을 감은 순간 균형이 깨지는 것을 통해 우리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매우 불안한 것입니다. 저의 과거 일상으로 보자면, 가장 불안이 심했던 대학교 4학년 때 취업의 무게감을 현저히 느낄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어디에 취직을 할지, 전공을 살려야 하는지 더욱 확신이 없었기에 불안의 크기가 컸던 거죠. '앞이 보이지 않아'라는 불안이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던 거였죠. 사람의 마음에 불안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감정은 인간이 태어날 때 타고난 생존 본능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인 사람은 불안의 감정과 잘 지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은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금 뭘 하면 좋을까?라고 미래를 상상하며 자신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가만히 누워 걱정을 하는 것보다 몰입과 집중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일들을 스스로 그리며 긍정적인 행동을 이끌어냅니다. 결국 불안과 걱정들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가라앉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무의식이란 잠재의식을 말합니다. 우리의 정신세계는 의식 10%, 무의식 9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해드리자면 '무의식' 영역에서는 체온이나 맥박 등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움직임이라는 것입니다. 언제나 자신을 유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새로운 행동, 습관을 가지려고 의식을 가지더라도 금방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려는 무의식의 힘이 크기 때문에 돌아오는 게 됩니다. 그렇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앞으로 다가올 앞을 응시하고 긍정적인 상황, 당장 무엇을 하면 좋을지 판단하고 행동하세요. 그리고 항상 이런 말을 항상 해보세요. '보인다. 이제 보인다. 지금 무엇이 해야 할지 이제 확실히 보인다'라고 해보세요. 이 말은 '의식'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해결할 심리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끊임없이 말을 하세요.
어린 아기가 몇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걸으려고 합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부모의 도움으로 가능합니다만, 신경질이나 포기하지 않고 며칠간, 몇 주간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일어서려고 할 겁니다. 꾸준히 반복하고 다리의 근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했기 때문에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들의 어린 모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통해 마음의 근육을 키워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