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리언 Oct 27. 2024

[전략5] 햄릿의 딜레마와 기업의 영속성

기업의 흥망성쇠에도 공식이 있다?

# 성장 전략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이 딜레마는 <햄릿>을 위대하게 만듭니다. 문학에서는 우리에게 딜레마를 던져주죠.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인 딜레마. 문학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쳐나가면 좋을지 답을 줍니다. 비록 그 딜레마가 극 중에서 해결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삶과 관련한 위대한 물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주죠. 그 중에서도 <햄릿>의 딜레마는 가장 근본적인 '존재'의 딜레마를 다뤘다는 점에서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이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이 딜레마의 상황에서 선택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죠. 햄릿이 그랬듯이, 비록 선택할 용기도 없고,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요.


 기업의 운명도 우리와 햄릿의 숙명과도 같은데요. 기업들도 계속해서 딜레마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빨리 사라지는 기업과, 오래 가는 기업의 운명은 숙명적으로 맞이하는 이 딜레마를 잘 해결하는지 여부에 달렸는데요. 우리는 글로벌 기업들도 이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고 얼마나 빨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지 많이 목격하게 됩니다. 특히 S&P 500의 기업 평균 주가 지수 기준 미국 상위 500대 기업도 이 차트에 머무는 기간이 단 15년 정도된다고 합니다. 찰스 오라일리 스탠퍼드대 교수는 <리드 앤 디스럽트>에서 오래가는 기업이 특히 기존 핵심 사업의 '안정성'과 스타트업과 같은 '혁신'의 딜레마를 잘 해소한 기업이라고 했는데요. 장수 기업은 기존의 '잘 되는' 기존 사업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신규 사업으로 나아가는 기업들입니다. 25개국에서 100만 부 이상이 팔리며  '경영의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도 유사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자 저자 제임스 콜린스와 제리 포라드는 장수하는 기업은 '핵심을 지키면서도, 변화와 발전을 자극'하는 기업이라고 했죠.


 물론 '잘 되는 사업 하면서, 신규사업 도전하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로 들어가면 이 문제는 굉장히 복잡해 지는데요. 기존의 사업은 '이익', '효율'을, 신규 사업은 '유연함'을 가지고 리스크를 감수하고자 합니다. 이렇듯 기존의 잘 되는 사업과, 신규로 도전하는 사업은 상반된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딜레마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사업이 잘 되기까지 조직 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갖춰지고, 그 안에 변화에 맞서는 관성들이 크게 존재하게 됩니다. '잘 되는 사업 그냥 계속 하면되지, 뭘 자꾸 새로 해보겠다고 야단이야' 이런 내부의 저항의 목소리가 커지는 거죠.


 이 때 조직에는 도전하고 이끄는 '리더'로서의 역할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관리자'로서의 상반된 역할이 동시에 필요하게 됩니다. 신규 사업이 기존 사업을 일부 갉아 먹는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갈등이 없도록 공동의 목표를 제시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목표를 통해 기존 조직에도 혁신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해 주어야 합니다.


 그럼 어떤 신규 사업에 도전해야 할까요? 일단 시장이 매력적이면, 들어가고자 하는 유혹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요. 기업의 핵심, 즉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축으로 놓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시장의 매력도와 우리의 강점 2가지 축을 놓고 봐야 하죠. 만약 시장은 굉장히 매력적인데, 우리 역량이 아직 낮다 하는 경우에는 M&A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우리 '강점'이 연계될 수 있는지는 꼭 판단해 봐야 합니다. M&A에 성공한 기업들은 얼핏 보기에는 상관이 없는 기업처럼 보여도, 들여다 보면 강점을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체 성장이든, M&A를 통한 성장이든 기존 사업의 지식, 기술, 시장, 인재 등에서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당 태종이 신하들에게 물었습니다.

"창업이 더 어렵소, 수성이 더 어렵소?"

방련령이 답했다. "창업이 어렵습니다. 적을 물리쳐야만 승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충신 위징은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수성이 어렵습니다. 이미 천하를 얻고 나면 마음이 교만해지고 여기서 나라가 기울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당 태종은 이렇게 정리를 하였다.

"방한령은 짐을 도와 힘들게 싸워서 창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소. 위징은 짐을 도와 천하를 다스리는 일을 하고 있소. 창업의 어려움은 지났으니 수성의 어려움에 더 신경을 씁시다"


 제왕학의 교과서 <정관정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이창업 난수성(易創業,難守成)이란 말이 나온다. 창업 보다 수성이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충신 위징이 답했던 것처럼 승리를 얻는 것도 어렵지만, 지키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사업이 잘 되고 있으면 초심을 유지하기 어렵죠. 병법서 <오자병법>에도 '싸워서 이기는 것은 쉬워도 그 승리를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세상사 흥망성쇠의 이치죠. 기업의 상품에도, 사업에도 수명 주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들도 인간처럼 생로병사를 겪는데요. 특정 사업의 성공 뒤에는 쇠락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 쇠락의 길로 가지 않기해서는 변해야 할 것,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구분하면서 안정과 도전의 딜레마를 계속 해쳐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전 12화 [전략4] 양자는 오르막길이 아닌 계단에서 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