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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리언 Oct 27. 2024

[재무회계4] 모나리자의 미소에서 투자의 법칙을 보다

위험과 기대, 그리고 이성과 호르몬

# 투자 의사결정



모나리자의 미소 같은 '아트테크'의 세계


 예술(Art)+(재)테크, 즉 예술 작품으로 재테크를 하는 아트테크가 최근에는 엄청난 부자들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많이 주목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프랑스 파리경영대학 연구팀이 1900년부터 2012년까지 수익률을 비교해 본 결과, 미술품은 6%대인 반면, 국채나 금의 수익률은 4~5%대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국 주식시장 평균 연 수익률은 9.4%였다고 하는데요. 미술품이 가진 리스크를 고려하면, 투자 측면에서 봤을 때 그리 좋은 투자였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이 무엇일까요?


 "3위는?"

 폴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입니다. 가격은 약 3400억 정도로, 2011년에 카타르 왕족이 샀습니다.


 "2위는?"

 웰렘 드 쿠닝의 <인터체인지>인데요. 가격은 약 4100억 정도로, 2012년에 미국의 투자자 켄 그리핀이 샀습니다.


" 1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인데요. 무슨 그림일까요?


 모나리자요? 틀렸습니다. 바로, <살바토르 문디>입니다.

 다빈치가 그린 '예수의 초상화'로, 201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약 6000억에 사우디 왕세자에 팔렸죠.


 세상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한 이 그림은 가격 부풀리기 의혹으로 법정공방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전 주인인 러시아의 재벌 리볼로프레프는 경매사와 딜러가 짬짜미로 가격을 뻥튀기해 수백억을 가로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 주인도 2013년 약 1700억원 달러에 사서, 2017년 약 6000억에 팔았으니 엄청난 수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럼 가장 비싼 그림과 별개로,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 받는 그림은 뭘까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아닐까요? 경매에 나온 적이 없어서 정확한 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23년 기준 추정 가격은 약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모나리자가 이렇게 유명하고 가치가 높아진 데는 미소의 법칙이 작용을 했는데요. 이는 83%의 행복과 17%의 슬픔의 미소가, 오히려 100%의 행복의 미소 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행복과 슬픔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서 신비하고 오묘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최근 AI가 이 모나리자의 미소를 분석한 흥미로운 결과가 눈길을 끄는데요. 여기에는 분노·경멸·공포·혐오·행복·중립·슬픔·놀라움 등의 보다 세분화된 감정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트테크의 세계는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오묘하고 알 수가 없습니다. 저 비싼 그림들은 지금 가격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한데요. 물론 그림 작품들이 투자의 측면에서 거래가 된 것은 아니겠지만요. 또 워런 버핏은 이 투자를 보고 어떻게 평가를 내릴지도 궁금합니다. 예술 작품들의 가치가 천문학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지금에서는 아마 가격이 훨씬 많이 올라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도난의 위험이나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된 다는 점을 봤을 때, 지금 저런 비싼 그림들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투자는 (리스크와 수익 사이의) 예술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정말 맞는 말일까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통의 경우는 리스크(Risk)와 리턴(Return), 즉 위험과 수익 사이에 상관관계가 성립합니다. 즉, 리스크가 낮으면서, 수익이 높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고, 리스크가 높으면서, 수익이 낮은 것은 아무도 투자하려 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과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투자 의사결정은 이 위험과 수익 사이의 아슬한 줄다리기에서 이루어지는데요. 이 줄다리기에서 어떤 것이 이길지에 대해 이성만이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성' 뿐 아니라 온갖 '감정'과 '호르몬'이 관여를 하는데요. 투자에 대해 생각할 때 행복, 탐욕, 두려움, 탐욕 등의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치게 되죠. 마치 AI가 분석한 모나리자의 그림에서처럼 다양한 감정이 개입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제대로 된 판단을 흐리게 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미국 알래스카대 연구진은 스트레스 호르몬과, 남성 호르몬으로 알려진 테스토스테론이 투자 편향에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위험 추구 성향과 관련되는데요. 이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 추구 성향이 높아지고,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위험 자산의 비중도 커진다고 하죠. 우리는 이 호르몬의 작용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겠지만 이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조바심이라든지, 매몰 비용에 대한 안타까움들 때문에 판단이 흐려진다든지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럼 투자는 무조건 안정적인 것이 좋을까요? 아시겠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내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바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에 따라 보통 리스크를 감수하면 수익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 이 리스크를 감내함으로써 지렛대의 작용으로 더 큰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내 돈 100만원만 투자하여 수익 10%를 내면 10만원만 얻지만, 100만원을 더 빌려서 200만원을 투자하여 수익 10%를 내면 20만원을 얻을 수 있죠. 리스크는 늘어나지만, 동시에 높은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리스크에 대해서는 자본을 구할 때 뿐 아니라, 여러 투자 선택안을 고려할 때도 고려해 봐야 하는데요. 특히 비용 뿐 아니라 시간 관점에서도 들여다 봐야 합니다. 우선 이 때 들어간 돈을 얼마만에 회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기간이 길수록 위험하죠. 또 현재와 미래의 돈은 리스크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 차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합니다. 미래의 100만원은 리스크가 있는 100만원이기 때문에, 보통 현재의 100만원 보다 가치가 낫습니다. 보통 그래서 미래의 돈을 '위험의 크기' 만큼 '할인'을 해주죠.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안에서 선택을 할 때 이러한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봐야 합니다.


 투자에는 언제나 예측 불발의 상황이 존재하며, 그 결과는 끝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모나리자의 미소가 슬픔 대비 행복의 비율이 훨씬 컸듯이, 안정적인 것에 좀 더 비중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선에서 리스크의 지렛대를 이용할 수 있어야 좋은 투자 포트폴리오가 될 것입니다. 투자는 앙드레 코스틀라니가 이야기한 것 처럼, 뇌와 감정을 모두 가지고, 답이 없는 세계로 들어가는, 예술인 것 같습니다.


"투자는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다"

- 앙드레 코스톨라니 -


 이쯤에서 '워렌 버핏의 스승'이자, '월가의 성경'이라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이 말한 말을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투자 천재로 여겨졌던 그는 격변하는 시장에서 80% 가까운 손실을 보기도 했는데요. 이 때 돈을 잃었다는 괴로움 보다는 미래의 '불확실성'이 가장 괴로웠다고 합니다. 여기에 자신을 믿고 투자한 친척과 친구들을 생각할 때 이 괴로움은 커졌다고 하는데요. 이를 겪으며 그의 투자 가치관도 바뀌게 되죠. 돈을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고요.


 “내가 가장 단순하고 중요한 물질적 풍요의 법칙을 알게 되기까지는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고 수많은 부침을 겪고 난 뒤였다… 가장 뛰어난 재정 전략이란 그 사람의 수입 범위 내에서 만족하며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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