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는 아버지 다이달로스와 미로에 갇히게 됩니다. 다이달로스는 탈출을 시키기 위해 이카루스에게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주는데요. 그러면서 밀랍이 망가질 수 있으니 날 때 주의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신신당부 했건만, 이카루스는 탈출을 하며 그만 자유롭게 높이 날아버립니다. 그러자 태양의 열로 밀랍은 녹아 내렸고, 이카루스는 결국 떨어지고 맙니다.
이는 그리스 신화로, '오만과 자만의 위험'을 말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경영구루 세스고딘은 그의 저서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이 신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이야기하는데요. 그간에는 이카루스가 너무 높게 나는 것에 대해서만 문제시하였다고 지적하죠. 하지만 세스고딘은 이카루스가 너무 낮게 날아서도 안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즉, 너무 높게 날면 날개가 타버릴 수도 있지만, 너무 낮게 날아도 날개가 물에 젖어 빠져 죽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높게 나는 것보다, 오히려 낮게 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까지 말합니다. 잔뜩 겁을 먹고 안주해버리는 것은 다름 사람까지 기만하기 때문이라고 하죠.
기업가는 이카루스다.
해와 바다 사이,
무모와 안주 사이를 날아야 하는...
기업가의 운명도 이 이카루스와 같습니다. 너무 높게 날아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낮게 날아서도 안되죠. 해에 날개가 타거나, 바다에 날개가 젖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너무 무모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안주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기업가와 장사치가 나뉘는 지점입니다. 장사치는 '이윤'이라는 낮은 기대로 바다 가까이 낮게 나는 존재입니다. 반면 기업가는 기꺼이 모험을 하며 높게 나는 존재죠. 기업가의 모험은 사업가와의 모험과는 또 다릅니다. 사업가는 부와 자유를 위해 안정성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죠. 기업가는 본인의 안위를 넘은 큰 꿈을 꾸고 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기업가의 꿈은 위대해서, 때로는 허무맹랑하고 터무니 없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는 허상과는 차이가 있는데요. 기업가는 '현실적 몽상가'이어야 합니다. 머리는 하늘에 있되, 두 발은 땅에 있어야 하죠. 현실적 몽상가의 꿈은 바로 전략적 야망인데요.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룰 수 있는 무기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무기를 통해 '근거없는 자신감'이 '근거있는 자신감'으로 바뀔 수 있는 거죠.
일론 머스크가 '우주 여행', '화성 이주'의 꿈을 얘기했을 때 사람들은 이를 허무맹랑한 것으로 봤었습니다. 심지어 이 꿈을 조롱하는 이들까지 있었는데요.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꿈을 점차 실행에 옮기고 있고, 사람들은 이에 주목하고 그 가능성을 엿보고 있죠.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초로 민간 우주선을 발사하고, 세계 최초로 궤도 발사체 수직 이착륙과 재활용에 성공하는 등 꿈에 점차 다가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우주 로켓 개발 등을 위해 역사, 과학, SF 소설 등을 읽으며 기술의 원리를 공부했다고 하죠. 그는 꿈만 꾼 것이 아니라, 이 꿈을 이룰 도구를 집요하게 개발했습니다. 즉 그가 꾸는 꿈은 전략적 야망이었습니다.
기업가여, 야망을 가져라!
전략적 야망을!
Entrepreneurs, be Ambitous!
Be Strategic Ambitous!
보통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할 때 약자의 용기, 혹은 약자의 전략 중 어느 하나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다윗은 둘 다 있었기에 이길 수 있었는데요.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거대한 골리앗과의 싸움에는 적수도 될 수 없었겠죠. 다윗이 골리앗과 맞써 싸운 무기는 칼과 활도 아니오, 창과 방패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돌팔매였는데요. 그가 양을 치며 솜씨를 갈고 닦은 최고의 도구였죠. 그는 자신에게 적합한 무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팔매가 있다고 100프로 승산을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담대하게 나아갔습니다. 그가 돌팔매와 담대함을 모두 가지고 전장에 발을 들였을 때 그는 전략적 야망가로서 승리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앞서 살펴 본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세스고딘은 '안락지대 comfort zone'에 머물지 말고 '안전지대safety zone' 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안락지대는 그야 말로 안락하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그런데 마음만 안락할 뿐이지, 실제로는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는 곳입니다. 반면 안전지대는 뜻한 바 대로 일이 잘 굴러가는, 말 그대로 안전한 곳입니다. 안전한 안전지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동하는데, 사람들은 안락지대에 그대로 머무는 오류를 범한다고 말합니다.
디지털 뷰카 시대에 안전지대는 더 빠르게 이동합니다. 이제는 이카루스가 어디로 날아야 하는지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얼마나 더 자주 날아야 하는지도 관건이 되었습니다. 기업가들은 안락함을 느낄 새도 없이, 기존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더 자주 새로운 안전지대로 이동해야 하는 운명이 되었습니다.
안락함을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큰 고통입니다. 또 어디로 이동하는지 예측하기도, 파악하기도 어렵습니다. 세스고딘은 새로운 안전지대로 가기 위해서는 용기, 통찰력과 함께 창의력, 결단력 등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디지털 뷰카시대, 안락함을 과감히 버리고 떠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징기스칸은 '혼자 꾸는 꿈은 꿈으로 남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습니다. 기업가의 꿈은 위대하고 또 원대하기에 혼자서는 이룰 수 없겠죠. 기업가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같은 꿈을 바라보며 두려움을 버리고 결단력 있게 안전지대로 옮겨가도록 독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대한 꿈을 꾸고, 사람들이 그 꿈을 같이 꾸도록 하는 것,
그리하여 마침내 이를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
이것야말로 바로 위대한 기업가의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