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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리언 Oct 27. 2024

[경영일반2] 고대부터 현대까지, 경영 성공의 평행이론

손자병법 도천지장법과 경영의 성공 조건

# 경영의 요소, 경영의 성공 조건




 경영이란 뭘까요? 경영은 심오합니다.

 그러면 경영을 잘 한다는 것은 뭘까요?

 이 문제는 더 심오합니다.


 비록 학문으로서의 경영의 역사가 100년으로 짧다고 하나, 경영은 인류의 긴 역사와 늘 함께 해왔습니다. 이렇게 넓고 깊은 경영의 세계에서 시대와 공간을 넘어 관통하는 것이 있는데요. 경영의 의미가 크게 선후 관계를 지닌 2부분으로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연 무엇일까요?



'경영(經營)' 용어의 첫 출전과 그 의미


 맹자는 나라 경영에 대해서 왕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번은 양혜왕이 맹자에게 나라의 경영에 대해 이로운 말을 해달라고 했죠. 그러자 맹자는 <시경>의 문왕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영대를 세우려고 할 초창기[경시]에

큰 그림을 그리고[경지]

이리저리 궁리를 하자[영지]

수많은 백성[서민]들이 몰려와

합심하여[공지]

하루도 안 되어[불일]

완성시켰네[성지].

일을 하는 초창기[경시]에

너무 서둘지[극] 말라[물]고 해도

백성들은 자식들이 아버지 일을 위하는[자] 달려왔도다.


 문왕이 영대를 짓고자 뜻을 세우니,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아주 빠른 시일에 영대가 완성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오늘날까지 쓰는 경영(經營)이라는 단어가  바로 이 시의 경지영지(經之營之)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경영이라는 단어가 이 시에서 처음으로 쓰여졌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경(經)은 큰 그림을 그리는 것, 즉 계획하는 것입니다. 영(營)은 영위하는 것, 즉 실현하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경영의 경(經)은 경전의  경(經)과 같다는 것입니다. 가장 세상적이어 보이는 경영의 경과, 가장 세상과 멀어보이는 경전의 경이 같은 글자로 되어 있는 것이죠.


 이 경(經)자는 실 사(糹)과  물줄기 경(巠)이 합쳐진 단어로, 실로 천을 짜는 베틀의 '날줄'을 의미합니다. 베틀에서 '씨줄'은 왔다 갔다 하지만 '날줄'은 위치가 정해져서 베 짜기를 마칠 때까지 변함없이 그 자리에 곧게 있지요. 그래서 경은 '변함없다'는 의미로 씁니다. 변하지 않는 도리를 뜻하지요. 경전에서의 '경'이 시대의 진리, 이념을 나타내는 경영에서의 경 또한 기업의 변하지 않는 미션, 이념, 목적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의 단계에서 중요하게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이념을 세우는 것 그 자체에서 끝나지 않고, 구성원들의 공감을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왕은 뜻을 세웠고, 국민들이 공감해서 스스로 영대를 세웠습니다. 이처럼 뜻을 먼저 세우고, 자발적인 움직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문왕은 영대를 세울 때 "서둘지 말라" 했음에도, 백성들의 자발적인 힘이 한 방향으로 모여 아주 빠르게 영대가 세워졌습니다. 그것도 하루가 채 안 되는 시간에요. 마음이 한 방향이 되면 힘이 분산되지 않습니다. 힘이 집중되면 그 크기가 커집니다. 크기가 커질 뿐 아니라 속도도 더해지는 것이죠. 경영이라는 용어의 유래 속에는 경영의 요체와 그 성공 조건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현대의 사전적 의미에서 찾은 경영의 성공 조건


 현대에서도 경영은 고대에서와 일맥상통한 의미로 쓰이는데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경영이라는 단어가 다음의 의미로 나와 있습니다. (1) 계획한 것을 (2) 관리하고 운영하는, 크게 2단계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경영의 현대 사전적 의미에도 '경'과 '영'의 단계가 각각 들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1] 기업이나 사업 따위를 관리하고 운영함

 [2] 기초를 닦고 계획을 세워 어떤 일을 해 나감

 [3] 계획을 세워 집을 지음

 

 한편, 경영은 영어로 'Business Management'입니다. 'Business'는 중세 영어에서 '바쁘다'는 뜻의 'busy'와 '~의 상태'라는 '-ness'가 합쳐져서 생겼습니다. 더 오래전에는 '염려, 걱정'의 뜻을 지닌 'anxiety'를 의미하는 'bisignis'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여기서 'anxiety'는 잘 알려진 위의 뜻 외에 '열망'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Management는 '손'을 뜻하는 라틴어 manus에서 비롯된 이탈리아어 maneggiare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이 두 단어가 합쳐진 Business Management는 신경쓰고, 열망하는 추상적인 것을 '손'과 같이 구체적인 것을 통해 실현 해낸다는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경'과 '영'의 단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전에서 찾은 경영의 성공 조건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

 

 고전 중에 현대 경영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인물은 손무가 아닐까요. 손무는 춘추전국시대의 전설적인 군사전략가입니다. 손자병법은 그가 쓴 중국의 고대 병법서인데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 최고의 경영 대가들도 경영 방침으로 삼았다고 하죠. 손자병법에는 승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을 제시합니다.

 

 도(道) - 목표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손무는 싸움에 임할 때 군주와 백성이 뜻을 함께 해야 이길 수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천(天) - '천시(天時)'를 말하는 것으로 하늘이 정해준 때입니다.

 지(地) - 지리를 말합니다.

 장(將) - 장수의 덕을 말합니다.

 법(法) - 제도을 말합니다.


 도천지장법은 도를 세우고, 천시를 알고, 형세를 파악하며, 좋은 장수를 앞세워, 군이 잘 따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영의 상황에도 적용이 되는데요. 경영의 정의와 유래와 마찬가지로 도(道)를 세우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그리고 천(天), 지(地)의 환경과, 장(將), 법(法)의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들은 도를 실현하기 위해 살펴 보거나 관리해야 하는 요소죠. 



현대 경영 모델에서 찾은 경영의 성공 조건


<7S 모델>

 현대 경영 모델에 대표적인 것으로는 7S 모델이 있습니다. 이는 톰 피터스(Thomas Peters)와 로버트 워터맨(Robert Waterman)이 개발한 경영 모형입니다. 성공적인 기업의 핵심 필요조건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일류 회사들을 리스트업하여 성공 요소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이 모델을 탄생시켰는데요.


 7S 모델에서도 상위 목표가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상위 목표는 명칭 대로 나머지 다른 요소들에 비해 중요성 측면에서 높은 위치에 있습니다. 그 외의 6가지 요소(6s)는 전후 순서나 상하 관계를 없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냅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전략 바퀴>

 현대 전략의 최고 대가로 손꼽히는 신시아 몽고메리가 제시한 전략 바퀴에도 경영의 2단계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전략바퀴는 기업이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고 했죠.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퀴의 중심에 있습니다. 다른 요소들은 이 목적을 뒷받침하죠. 각 조직은 각자의 목적을 갖고 독특한 활동을 합니다. 따라서 이 전략 바퀴에서 목적 외의 요소들은 조직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의 전략 바퀴에 존재하는 항목이 다른 회사에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역시 이 모델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이고, 다른 요소들은 이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조화롭게 어울려져야 합니다. 시스템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굴러가야 하는 것이죠.


이미지 출처: 신시아 A. 몽고메리(2014)


 이처럼 경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 '경'에 해당하는 미션, 이념, 목적과 같은 것이 바로 서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구성원들의 공감을 사야 하죠. 또 이를 뒷받침할 여러 요소의 '영'이 맞물려서 체계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리더가 먼저 뜻을 세우고 구성원의 공감을 얻어, 실행으로 연결시키는 것. 이것은 아주 오래 전 맹자와 손자의 시대에도 그랬고, 현대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경영의 정의 그 자체이자 성공을 위한 불변의 진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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