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의 원리, 목적
기업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피도 눈물도 없는 이기적인 이미지? 직원을 착취하고, 소비자를 속이는, 돈 되면 뭐든 하는 이미지일까요? 이는 잘못된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사례가 많이 축적되어 생긴 잘못된 인식인데요.
일찍이 알프레드 챈들러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못하는 것을, 기업의 '보이는 손'이 해줄 수 있다고 했는데요. 당시 19~20세기는 시장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믿던 시절이었죠. 생산, 유통 같은 것을 모두 시장이 홀로 담당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와 속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시장의 메커니즘이 이를 더 이상 감당해 낼 수 없다고 한 것인데요. 기업의 '보이는 손'이 개입하여 이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돌아갈 수 있다고 한 겁니다. '보이는 손'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결국 우리에게 풍요를 가져다 준 주체가 되었죠.
얼마 전까지 이 기업의 '보이는 손'은 주주에게는 수익을, 고객에게는 상품과 서비스를 잘 제공하는 역할로 한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의 '보이는 손'은 사회의 다른 주체들이 하지 못하는 많은 역할들을 해내는 것으로 점차 인식되어 가고 있는데요. 또 이윤을 내기에 이러한 역할을 끊임없이 해 나갈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기업의 '보이는 손'은 다음과 같이 이해관계자들에게 많은 것을 누리게 해줍니다.
1. "소비자"에게는 여러 욕구를 채워 줍니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부터, 가장 고차원적이고 숭고한 욕구까지 해소할 수 있는 것들을 눈 앞에 가져다주고 경험하게 해줍니다. 심지어 소비자 본인 조차 모르는 욕구도 알아채서 이를 해소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주기도 하죠.
2. "직원"들의 욕구도 충족시켜 줍니다.
사람은 경영 활동을 직접 하거나, 기업에 소속되어, 경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고, 일을 통해 자아실현도 할 수 있습니다. 또 점점 기업의 숭고한 미션을 수행하는 일원으로 적극 참여해가면서, 자기초월의 욕구도 충족하고자 하죠.
3. "사회"에서는 변혁의 주체로서 역할을 합니다.
'욕구'를 해결하는 '기술'을 만들어내고, 이 '기술'이 다시 '사회적 욕구'로 커지면, 또 이에 대응하는 기술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죠.
기업들은 점점 더 '이윤' 중심에서 '이념'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200대 대기업 협의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무려 47년 만에 '이윤의 극대화'에서 '목적을 실현함으로써 이윤은 따라오게 한다'로 변경하기로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맹자의 경영철학인 '선의후리(先義後利)'와 맞닿아 있습니다. 먼저 의(義)를 구하면 이익은 나중에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내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도 이롭게 한다는 '자리이타(自利利他)'를 넘어,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함으로써 나도 이익을 얻는다는 '이타자리(利他自利)'의 정신에도 부합합니다. 기업이 이익을 내서, 소비자와 사회를 이롭게한다는 것을 넘어서, 소비자와 사회를 이롭게 함으로써 기업이 이익을 내겠다는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의미하는 '소셜임팩트'는 이미 비즈니스의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친환경과 사회적 가치 등의 측면에서 평판을 나타내주는 소셜임팩트는 이미 투자자의 주요 평가 지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의미, 가치를 중시하는 Z세대와 알파세대는 기업이 내거는 가치에 대한 진정성을 굉장히 중시하는데요. 이들은 심지어 비용을 더 지불해서라도 의미있고 가치있는 것을 소비하겠다고 말하죠. 소셜임팩트는 기업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따뜻한 손'이 아닌 '차가운 손'을 가진 기업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따뜻한 손'을 가진 기업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2000년도 더 전에 나온 선의후리(先義後利), 이타자리(利他自利)의 철학은 경영의 골든룰이자, 부의 골든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손은 얼마든지 더 따뜻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