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괜찮아, 우리는 우리의 속도대로 오늘을 즐길 뿐이야
“나는 나는 건강한 ** 어린이~!” 아이보다 더 들뜬 목소리로 원가를 불렀다.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율동하는 선생님 품에 안긴 태준이가 꺄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돌고래 비명을 질러댄다.
공명 효과로 울리는 체육관의 소리가 신기한지, 태준이가 “아~ 아~” 옹알이를 하며 소리를 질러본다. “아~ 아~” 하고 따라하는 선생님을 보며 손뼉을 치는 태준이의 얼굴엔 행복이 한가득 번진다.
그때, 영아보조 선생님 품에 안겨있던 민준이가 나와 눈이 마주친다. “엄마~ 엄마!” 품에 안기려는 듯 있는 힘껏 엉덩이를 들썩이다가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 “또또 지 엄마 봤다. 아주 애 봐준 공은 없다더니~” 보조 선생님이 엉덩이를 찰싹이는 시늉을 하자, 입술을 삐죽이며 인상을 쓰더니 “엄마~ 엄마~” 하며 눈물을 글썽인다.
이럴 땐 정말 슈퍼맨이 되고 싶다. 안쓰러운 마음에 두 녀석을 번쩍 안아보지만, 훌쩍 커버린 녀석들을 품에 안기엔 이제 역부족이다.
체육관 가득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함성 속에서 이리저리 뛰노는 아이들을 한참 바라본다.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듯한 두 녀석과 눈이 마주하자, 엉덩이를 들썩이며 함박웃음을 터트린다.
“자, 이제 우리도 놀아볼까?”
두 녀석을 체육관 바닥에 내려놓자, 제법 적응이 된 녀석들이 이러저리 기어다니기 시작한다. 민준이는 날쌔게 요리조리 움직이다가 한 번씩 뒤를 돌아보며 “어~ 어~”하고 선생님을 부른다. 조심성 많은 태준이는 몇 걸음 기다 뒤를 돌아보고 몇 걸음 기다 뒤를 돌아보기를 반복하더니 양팔을 벌려 엉덩이를 들썩이며 “안아~ 안아~”한다.
부모들 없이 진행된 ‘달팽이 운동회’는 그야말로 아이들의 세상이었다. 선생님들이 준비한 게임을 하고, 엄마표 도시락도 먹으며, 하루 종일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행복에 젖은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동심으로 돌아가, 미친 듯이 웃고 함께 뛰어놀았다.
아이들의 세상은 참 단순했다. 경쟁도 비교도 없이, 그저 지금 이 수간을 즐길 뿐이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세상을 배워가고 있다. 누구는 빠르게, 누구는 천천히- 자기만의 리듬으로 씩씩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어쩌면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이런 ‘달팽이 운동회’가 다시 필요할지 모르겠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용기, 멈춰 서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오늘 아이들로부터 다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