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메아리

내가 건넨 다정한 말이 아이의 마음에 닿을 때

by 이국영

“메아리는 우리 삶에서 태도의 영향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은유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키메라의 땅> 속 한 문장이다. 그 글귀를 읽는 순간, 말을 배우기 시작한 우리 반 아이들이 떠올랐다.

“태준아~” 하고 이름을 부르면,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엉금엉금 기어오는 아이. 양팔을 활짝 벌려 “엄!마!“ 하고 품에 안길 때, 나는 태준이를 꼭 안으며 속삭인다. ”우리 아기~ 태준이 예!뻐!.” 그러면 아이는 “꺄~~~”하며 돌고래 비명을 지르며 엉덩이를 들썩인다.


질세라 민준이도 엉금엉금 기어와 “안아~ 안아~” 하며 손을 내민다. “민준이도 사랑해.” 하며 품에 안아주면, “어~어~” 하며 꺄르르 웃음이 터진다.


민이가 쪼르르 달려와 양팔을 벌려 나를 힘껏 껴안는다. “예쁜 민이. 사랑해.” 내가 속삭이면, 아이는 “예!뻐!” 하며 내 어깨를 토닥인다. 그 따뜻한 손끝에서 작은 사랑의 파장이 번져간다.


가끔 장난기 발동한 선생님들이 “태준이 미~워.” 하며 장난을 치면, 아이들은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선생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을 삐죽삐죽 거리다 눈물을 글썽거린다. 이내 세상 서럽게 울음을 터트리며 “엄마~ 엄마~”하며 내 품으로 달려올 때,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그 작은 눈물조차 아이들의 진심이고,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다.


<키메라의 땅>에서 읽은 이야기 하나가 떠오른다. 한 소녀가 어머니와 산속 골짜기를 산책하던 중 외쳤다. “정말 아름답다!” 그러자 어딘가에서 “아름답다!”라는 소리가 돌아왔다. 소녀는 묻는다. “넌 누구야” 그러자 대답이 돌아온다. “누구야?” 화가 난 소녀가 소리친다. “싫어!” 그러자 메아리도 똑같이 대답했다. “싫어!” 하지만 곧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당신이 좋아요!” 하자, 이번에는 “당신이 좋아요!”라는 따뜻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보내는 대로 돌아오는 메아리. 두려움을 보내면 두려움이, 사랑을 보내면 사랑이 되돌아온다.

내가 사랑을 건네면, 아이들도 사랑으로 답한다. “사랑해.” “예뻐” 그 고운 말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닿아,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 따라쟁이 아이들은 요즘 서로를 꼭 안아주며 토닥인다. 작은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고, 웃으며 옹알이를 한다.


나는 안다. 내가 건넨 다정한 말의 온도가 아이들의 웃음 속에 고스란히 스며 있음을.

오늘도 나는 그 사랑의 메아리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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