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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니노 May 28. 2023

[시]#5 오봉이


오봉이_류희


아이야, 이리와서 앉거라

나의 아들 무탈한지 소식 전해주어라

무탈하지 않아도 기쁜 소식 하나는 들고오너라


아이야, 이리와서 듣거라

윗집 아들내미 무탈한지 소식 좀 듣고 오거라

무탈하지 않아도 기쁜 소식 하나는 들고오너라


오봉이 

오봉이

나의 이름은 오봉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이름

오봉이


여느 아들 죽었다는 소식 하나 가졌지만 

전하지 않고 품 속 가득 풀떼기만 안고서

내민 손에 한 끼 쥐어주는 어른들


아이야, 이리와서 받거라

나의 아들 무탈하다 전해 준 답례로

기쁜 마음 가득 담아 너에게 큰 선물을 주겠노라


오봉이

오봉이

나의 이름은 오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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