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 #30. 꽃바람

by 나나니노



[시] #30. 꽃바람

저자: 류희


나의 열여덟

그해, 꽃바람이 살랑이던 날

당신의 뒷모습을 보았네


얇은 손가락 틈새로 사라락 흩어지던

고운 머리카락

철쭉꽃 내음, 너의 처음은 그랬다


나의 스물여덟

지금, 꽃바람이 넘실대는 봄

처음으로 바라본 흔들의자 위의 나


찻잔에 담긴 채 빙그르 돌던 물결도

조금은 알 것 같아

너의 향기가 불어와

나를 싣고, 저 강위를 떠도는

작은 배위에 안착시켜주길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29. 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