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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Apr 04. 2022

내 성격은 왜 이럴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걸 남편을 만나고 더 절실히 느꼈다. 나와 비슷하면서도 정 반대에 있는 사람.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와 참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된다. 어제는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태양고 친구들이 고민을 나누는 장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는 저 때 어떤 고민이 있었어?"

  "나는... 나에 대한 고민이 컸지."

  "어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 성격은 왜이럴까... 같은거?"


  나는 어딘가 항상 심각했다. 여고생들은 낙엽 구르는 것만 봐도 꺄르르 웃는다는데 나는 글쎄... 어딘가 불안하고 눈물이 계속 났다. 고민은 심각했고 또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나는 밝은듯 긍정적인듯 보였지만 속은 그만큼 어두웠다. 눈물과 걱정, 나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 하지만 그와 동시에 더 잘 살고자 하는 욕망과 행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나는 그런 나의 이중성이 지킬 앤 하이드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나의 내면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것 같다.


  나는 어두웠지만 밝아지고 싶었다.

  나는 부정적이었지만 긍정적이고 싶었다.

  나는 불행했지만 행복하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할수록 이중적으로 느껴졌다.그럴수록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이 커졌다. 내가 밝은 척, 긍정적인 척, 행복한 척 하려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이 대비될수록 더 괴로웠다.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나는 원래가 어둡고 우울한 사람이니,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하는걸까? 고민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것처럼 해사하고 밝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좋으면서도 거부감이 느껴졌다. 너무 좋고 부럽지만 한편으론 강하게 질투가 나곤 했다. 내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졌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렇게 나의 내면과 성격에 대한 고민은 15년간 이어졌다. 내면에 대한 허기와 나에 대해 더 잘 알고싶은 마음에 공부하고 또 고민했다. 많은 고민과 경험 끝에 나온 결론은 이렇다. 


  '나는 원래 그렇다. 그게 뭐 어때서?'


  어두운 면도 나의 것이고, 밝은 면도 나의 것이다. 밝은 면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밝고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 그걸 쫓아가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어둡고 부정적인 면이 있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중적일 수 있다. 나는 원래 그렇다. 그리고 좀 그렇게 해도 괜찮다.


  사실 사람은 어느정도의 양면성을 모두 갖고 있다.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하다. 어떤 사람도 밝기만 할 수 없듯 어둡기만 할 수도 없다. 나는 타고난 나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환경의 문제도 크다. 

  결론은 그게 별 일 아니라는 뜻이다. 잘못도 아니고. 그런데 나는 별 일도 아닌 걸 가지고 나를 엄청나게 괴롭혀댔다. 자존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나는 세상의 나쁜 말을 모두 귀 기울여 듣던 사람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자기검열도 대단해서 아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곤 했다. 나쁜 말을 모두 모아 나에게 들이밀며 완벽을 강요했으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알만하다. 


  나 만큼은 나에게 좋은 말만 해주자. '넌 그럴 자격 없어!' 하고 마음의 소리가 몰아쳐도 좀 무시하자. 세상 가장 소중한 사람이 바로 나인데 왜 자꾸 나쁜 말만 해대는지. 그렇게 해서 해결되는 것도 하나도 없더라. 내가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면 남들도 나에게 좋은 말을 해준다. 당신이 나와 비슷한 성향이라면 조금만 스스로에게 관대해져도 좋을 것 같다. 내가 했던 고민의 대부분은 내가 나에게 관대해지면 그냥 해결되는 문제들이 많았다. 그렇게 되자 나의 에너지를 훨씬 더 발전적인 곳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내가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들로만 주변을 채워보자. 훨씬 더 나을테니까. 훨씬 더 행복하고 좋아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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