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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Jul 14. 2022

일상이 특별해지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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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한 번쯤 내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나는 참 무력한 존재구나 싶은 순간이 있을거에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고요. 저는 이 방법으로 제 일상을 예쁘게 채색하며 저를 더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었어요. 그 힘으로 힘든 순간을 더 잘 견뎌낼 수도 있었고요. 이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선 저의 여행관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네요.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로 3년간 저를 지탱해주고 키워준 경험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고민없이 '여행'이라고 답할거에요. 저는 혼자 여행가는 걸 참 좋아했어요. 혼자서 여행하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그만큼 자유로운 해방감과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해가는 경험이 저에게 참 컸기 때문이에요.


  여행은 참 즐겁죠. 짐 싸는 것부터 공항에서 발을 내딛는 순간까지 모두 다요. 누군가는 출장으로 밥 먹듯 가는 공항일텐데도 말이에요. 그게 좋았던 이유는 여행객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 너무 즐거웠기 때문이에요. 여행을 가면 모든게 특별해져요. 슈퍼마켓에 진열된 물건조차 새로워 보이거든요. 현지인과 여행객의 차이점은 '여행객 필터' 아닐까요?


  여행객 필터를 장착하면 회색빛 세상이 컬러풀하게 바뀌는 느낌이었어요. 여행을 가면 무엇 하나 특별하지 않은게 없잖아요. 내가 특별하게 바라보니까요. 새삼스럽게 바라보면 무엇 하나 특별하지 않은게 없었어요. 저는 제 일상도 이렇게 특별하게 바꾸고 싶었어요. 항상 재밌게 살고 싶었거든요. 무력하고 권태로운 일상을 특별하게 여기고 싶었어요. 일상을 여행하는 것 처럼요.


  여행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요. 성장하는 저를 보는게 재밌기 때문이에요. 여행지에서의 저는 하나의 게임 캐릭터 같았어요. 저는 혼자 여행 가는 것을 정말 즐기는 편이었어요. 혼자 하는 여행은 모든걸 온전히 혼자 해결해야만 해요. 내가 스스로 혼자서 해내는 상황은 하나의 게임 같았어요. 난처할 때도 많았지만 결국 열쇠를 찾아 문제를 푸는 건 정말 재밌거든요. 그러다보면 직장에서 일하며 소진된 자신감이 채워지곤 했어요. 그래서 직장에서 무력함을 느끼거나 내가 너무 정체되어 있는 기분을 느낄때마다 여행을 가곤 했어요. 그래서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지 보다는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곳을 찾곤 했어요.


  저는 오프를 길게 쓸 수 없어서 가까운 일본, 대만, 홍콩 등을 자주 다녀왔어요. 최대 2박 3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언젠가 유럽에 가고 싶다는 꿈을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있었어요. 아주 길게 다녀와야만 하기에 항상 마음속 버킷리스트였어요. 그 마음을 잠시 뒤로하고 대신 가까운 나라들을 세세히 뒤져보기 시작했어요. 저는 낯선 곳을 계속 방문하며 점점 익숙해지는 그 감각도 참 좋았어요. 너무 익숙해진 듯 하면 지역을 바꿔보고요. 혹은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가기도 했어요. 일본을 당일치기로 다녀왔을 때의 느낌도 좋았지요. 여행을 가는건 시간과 돈을 내서 모처럼 가는 거니까 꼭 길게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관념을 깨부수는 경험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못 할 것 같은 것을 실제로 하게 되었을 때' 가장 희열을 느꼈던 것 같아요. 여러가지 여행의 방식을 시도해보는 것도 그래서 였어요. 참 매력적이죠.


  수차례 여행을 다니며 깨달은 건 두 가지에요. 

  첫 번째, 지루한 일상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 나는 못 할 것 같았던 일을 마침내 내가 해냈을 때 큰 기쁨을 느낀다.


  저는 이 깨달음을 제 일상에 대입해보기로 했어요. 일상에도 필터를 끼우기로 한거죠. 주인공이 시련을 하나씩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를 찍는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는 밋밋하면 재미없죠. 크건 작건 기승전결을 이루는 어떤 흐름이 있어야 재밌고요. 시련이 있어야 해소되는 과정이 흥미롭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시련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빌드업이에요. 차곡 차곡 쌓일수록 더 재밌고 극적인 드라마가 되는거에요. 그리고 드라마속 주인공은 반드시 마지막에 행복해지잖아요. 저는 제가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어요. 힘든 순간이 생길 때마다 '이건 극본이고 극 진행중 꼭 필요한 장면이야.'하고 생각하니 훨씬 여유로워졌어요. 직장 생활이 엄청난 인력난에 지칠 때도 있었고, 인간 관계에서 속상한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좀 더 견딜 수 있었던 이유에요. 


  그렇게 직장생활의 만 3년을 거의 채워가던 어느 날, 저는 퇴사 결심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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