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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Jul 15. 2022

여행 가려고 퇴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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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입사시 처음의 목표였던 근무 만3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퇴사를 결심했어요. 잘 다니고 있던 직장이라 사실 퇴사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없어 고민이 길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바로 '버킷리스트' 때문이었죠. 저에게는 평생중에 꼭 해내고 싶은, 적절한 때를 기다리며 묻어둔 버킷리스트가 하나 있었어요. 바로 '한달동안 유럽으로 배낭여행 다녀오기' 였어요. 여행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오랫동안 바랐던 소원이에요. 하지만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내려놓고 다녀오기에는 이유가 충분하지 않아서 차일피일 미뤄두기만 했었지요. 그러다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이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당시 저는 스물 여덟이었고 지난 해에 결혼을 한 상태였어요. 그리고 이왕 결혼을 빨리 했으니 서른이 되기 전에 출산을 하고 싶었어요. 늦을수록 여성의 몸에 부담이 크니까요. 서른에 출산을 하려면 늦어도 스물 아홉에는 임신을 해야겠다는 계산이 섰어요.


  임신 계획을 염두에 두니 고려할 게 많았어요. 임신을 하면 포기해야 하는 게 많아지고 아이를 위한 삶을 살게 된다고 하니까요. 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 전에 모두 끝내야 했어요. 그러지 않으면 육아로 힘든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미처 하지 못한 선택에 대해 미련이 남을 것 같았거든요.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유럽을 다녀와야겠구나!'였어요. 단언컨데 그건 제 일생에서 결혼 다음으로 큰 결심이었을거에요.


  유럽행을 확정하니 알아볼게 정말 많았어요. 여행을 자주 다니긴 했지만 그렇게 장거리에 장기간 여행은 거의 해 본적이 없어서 막막하기도 했어요. 여행 기간은 '한 달', 장소는 '서유럽', 여행 형태는 '혼자'로 확정짓고 나니 인생 중 몇 없을 거대한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결혼 다음으로) 가장 큰 돈과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갖고 있던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시작하는 그런 프로젝트 말이에요. 저는 그 기회가 너무 귀해서, 모처럼 얻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며 쓰고 싶었어요. 여행을 가면 평탄하고 즐기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올 수 있는 여행이 되기를 바랐어요. 많은 것을 배우고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렸지요.


  그리고 제 기도를 들으셨는지, 저는 일생 최대의 우당탕탕 유럽여행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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