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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Oct 19. 2022

스물여섯, 쌍둥이 엄마가 되었습니다.

애가 애를 키우네

“어려보이는데… 이모에요? 엄마에요?”

"어머... 애가 애를 키우네.."


어려보인다는 말이 반가운 걸 보니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싶다. 나는 아직은 20대라고 우기고 싶은 92년생이다. 그리고 눈에 넣으면 무척이나 아플 것 같은 말괄량이 아들 쌍둥이의 엄마다. 이 아이들은 19년 5월 내 인생에 혜성처럼 나타나서, 내 품에 제법 멋들어지게 동글동글한 방을 지어 입주했다. 그렇게 나는 만 스물 여섯이 되는 해에,  쌍둥이 엄마가 되었다.


나는 체구가 작다. 키도 한국 여성 평균 키보다 10cm나 작다. 다 작다보니 뼈대도 약했다. 근력도 없었다. ‘이래가지고 무슨 일을 하겠냐, 애라도 키울 수 있겠냐’며 혀를 끌끌 차시던 우리 엄마는 나의 쌍둥이 임신 소식을 듣고 금방이라도 기절하실 것 같은 표정이 되셨다. ‘둘은 힘드니 제발 하나만 가져라’며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시어머니께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임밍아웃의 난이도는 귀여운 수준이었다. 쌍둥이 산모가 겪을 여정은 그보다 훨씬 험난했다. 가볍게 산책이나 할 요량으로 나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한라산을 등반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정신을 차렸을 땐 돌아가기에는 이미 늦었다. 무조건 고, 죽어도 고, 이왕 이렇게 된 것 최대한 안전하게 정상까지 갔다가 조심히 하산하는 수밖에.


지금부터 적어나갈 이야기는 우아한 태교일기가 아니다. 아기들도 나도 함께 살아내야 한다는 각오로 지냈던 생존일기에 더 가깝다. 그 과정에서 너무나도 미숙하고 어렸던 내가 지금은 제법 엄마 흉내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자랐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그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색깔을 담고 있고, 인생을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장을 넘겨보자. 단언컨대 여기서 밖에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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