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내건 하나도 없다?
제곧내
오늘도 택배가 7개나 왔다.
7개의 택배가 한 번에 오는 날은 사실 그리 많지는 않다.
아주 가끔 있는 일..
무엇이 왔냐 하면
아기 턱받이
아기 기저귀
아기 웨건
아기옷
아기물컵
주방용품
냉동식품
뭐 요정도?
아기는 필요한게 왜이리 많은가...
나는 흔히 말하는 전업맘이다.
육알못 시절 육아휴직 들어가는 분들을 부러워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짧디 짧은 생각이었다.
아기를 키우는 데에는 정말 많은 에너지가 든다.
단순히 아기와 1:1로 있는 시간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미혼시절 육아를 떠올리면 아기 분유주는 모습을 떠올렸다.
근데 직접 키워보니 육아는 단순 분유주기만 끝이 아니었다.
모유수유를 할지 분유수유를 할지 결정하기
분유중에 어떤 분유(+젖병)를 먹일지를 결정하기
분유가 떨어지지 않도록 준비하기(재고관리)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분유(+젖병)를 구매하기
아기에게 언제 분유를 줘야 하는지 파악하기
분유 먹이는 법 익히기(적정한 각도와 아기의 반응 살피기)
결정한 분유가 아기와 맞는지 아닌지 파악하기
등등...
단순히 분유 먹는 아기만 해도 이정도로 일이 많았다.
그 아기가 이유식을 먹거나 유아식을 먹기 시작하면 더....
가면 갈수록 새로운 미션이....
아 택배에서 왜 이야기가 이까지 왔을까.
여튼.
택배가 7개씩이나 왔는데 내 물건은 하나도 없더라는 사실.
그게 슬프거나 비참하거나 그렇진 않고 그냥 좀 신기하다.
아 그리고 또 신기한건 비중이 늘어난 건 비단 물건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 시간도 머리속을 차지하는 고민의 비율도 아기가 대거 차지한다.
그래서 우울하냐고?
그건 아니다.
아기에게 손이 많이 갔던 시기는 오히려 행복했던 것 같다.
나는 열심히 살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돌이 좀 지나니 아기는 이전만큼 내 손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 손을 필요로 하기도 했다.
(?????????)
이게 무슨 말이냐면.
아기에게 온힘을 다해 에너지를 쏟아야 할 때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아기에게 충실했다.
그걸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진 않았다.
(내가 잘 못 하는건가 싶을땐 스트레스 받기도 했지만)
그런데 아기가 조금 크고나니 예전보다 손이 덜 간다.
밥도 알아서 먹고 잠도 알아서 자고..
그래서 몸은 좀더 편해졌다.
그러면서 내 시간이 조금 생겼다.
거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