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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워수 Apr 02. 2024

[비행일기] 체대 나온 승무원

비행과 운동 운동과 비행


나의 아이덴티티 체대 나온 승무원! 말 그대로 운동과 비행 두 개가 내 삶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둘이 공통점은 또 얼마나 많은지,


먼저 가는 길은 세상 귀찮은데… 일단 가면 뭐라도 한다. 헬스장까지 가는 게 힘들다는 그 말, 전공까지 했고 오랜 시간 사랑하는 취미지만 나에게도 해당된다. 침대 밖으로 빠져나오기 왜 이리 힘든가요? 이불 밖은 위험해… 근데 또 헬스장 도착하면 뭐라도 하고 오긴 한다.

비행할 때도 출근길이 정말 귀찮다. 씻고 화장하고 머리하고 유니폼 다려 입어야 되고 짐 싸고 또 나는 다른 도시에서 셔틀 하니까 내 듀티 비행 전 비행기 한 시간 또 타야 되고 짐 많은 날엔 짐 부쳤다가 찾아야 되고… 일 시작 전이 더 지치는 느낌이다. 일단 비행기 타면 승무원 모드 켜지고 무아지경으로 일하게 되지만 그래도 누가 순간이동으로 헬스장이랑 비행기 안으로 뿅 이동시켜 주었으면 좋겠는 나의 마음.



두 번째로 옷이 예쁘다. 특히 우리 회사 유니폼은 스카프 세 종류 흰 셔츠 두 종류 (긴팔 반팔) 남색 셔츠 두 종류 (긴팔 반팔) 남색 라운드 탑 하나, 원피스 두 종류 스커트 두 종류에 바지까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스카프 잘 묶인 날엔 괜히 기분까지 좋은 느낌 아시죠?

카라 원피스, 라운드 원피스, 흰색 셔츠에 장미꽃 스카프


운동복도 말모 예쁜 거 입으면 유난히 더 잘 되는 것 같다. 나이키 룰루레몬 아디다스 로나제인 젝시믹스 뮬라웨어 온갖 브랜드 탑이며 레깅스 조거팬츠 핫팬츠 등등 개구리 마냥 위아래 초록색으로 맞추기도 하고 상체 할 땐 몸 더 잘 보이는 탑 입고 하체 할 땐 귀염둥이 양말로 골라 신고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하지만 다 끝난 후엔 땀에 쩔어버린다는 것, 항상 털리는 건 나라는 것도 공통점 ㅋ


이 날은 까망이



세 번째 공통점, 누가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팀비행이 없는 외항사라 매 번 새로운 기장, 사무장, 크루들과 일을 하게 된다. 얘가 게으름 피우지는 않을지 사무장이 잘 도와줄는지 플러스 우리 손님들, 술 빵빵 마시는 승객들이 탈지 아기들이 많진 않으려나 단체관광객이 탈지 항상 기대 반 걱정 반~

헬스장은 이 정도까지 쫄리진 않지만 나 오늘 하체 해야 하는데 내가 쓰고 싶은 머신 똑같이 쓰는 사람 있으면 눈치 싸움도 해야 되고 내가 짜온 루틴도 다 바꿔야 되는 그런 점이 있네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오늘 비행기에 혹시~ 잘생긴 승객 타려나 하는 마음과 헬스장에 몸 좋은 그 오빠~ 오늘도 있으려나 궁금한 그 마음이 똑같다 ㅋㅋ



네 번째 공통점 우리는 힘써야 한다!

헬스장에서 데드리프트 스쿼트 레그프레스 하는 만큼 힘이 드는 비행일. 내 캐리어도 무겁고 비행기 문도 무겁고 음료카트도 무겁고 비즈니스 그릇들도 무겁고 내 삶의 무게 이리도 무거웠나 싶다.



마지막 last but not least, 슬프지만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환경. 이건 설명이 따로 필요 없겠죠? 비행기도 헬스장도 더럽려면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장소가 될 수 있다. 하도 손을 씻어대다 보니 손톱도 약해지고 손도 엄청 건조해서 유니폼 가방, 캐리어, 헬스장 가방 등 온갖 곳에 핸드크림은 필수다.



항공사 면접 볼 때마다 체육 전공하며 있었던 일을 예시로 들며 답변했었는데 (팀워크, 코치/선배의 말 따르기, 체력 등등) 일 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어 신기하다. 비행과 운동 둘 다 오래오래 즐기면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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