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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 일지

면역반응

by 이루다


서른이 넘고 마주한 아픔에는

누군가의 뒷모습이나

내가 모르는 그 사람의 다른 얼굴,

나의 생각이 왜곡되는 것과 같은

관계의 윤활이 막힐 때였다.

우리가 관계에서 이따금씩 마주하는 이러한 통증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면역체계의 한 신호라는 생각도 들었다.

말하자면 몸이 아프기 전에 전조증상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서 신호를 보내오는 것.


아픔을 덜어낸 만큼 통증은 줄지만

외로움은 커지는 아이러니-

외로움과 가깝지 않기 위해 간직하는

통증은 결국 더 큰 통증이 된다.


참 쉬운거 하나 없는 게 인생이다.

나는 아픔보다는 외로움을 택했다.

관계에서 말고도 아직 아픈것이 너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외로움도 어쩌면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거라 믿으면서.

당분간 외로운 이 길을 잘 걸어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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